최근 새누리당 김정록 의원이 한의약단독법안을 발의하자 의협이 맹비난하고 나섰다.
의협은 25일 한의약단독법안이 국민 건강을 위협한다며 즉각 철회하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의협은 "의료는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분야"라면서 "가벼운 감기약이라고 해도 신약 하나를 개발하는데 10년 이상의 개발 기간과 1조원 가량의 막대한 금액이 소요되는 이유는 사람의 건강과 생명을 그만큼 중시하기 때문"이라고 환기시켰다.
이어 의협은 "한의학이라는 전통의학을 공부한 한의사 약 2만명에게 현대의료기기의 사용을 전면 허용하면 진료 현장에서 어떤 일이 발생할지 알지 못하는 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면서 "참으로 개탄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질타했다.
특히 의협은 "지난해 대법원은 한의사가 초음파를 사용하는 것은 유죄라는 판결을 내리기도 했는데 초음파는 물론이고, 모든 현대 의료기기를 전통의학을 공부한 한의사들에게 사용을 전면 허용하는 법안을 국회에 상정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정록 의원이 발의한 한의약단독법안은 한의사가 의료행위에 필요한 경우, 현대적 의료기기를 사용할 수 있으며, 누구든지 정당한 사유없이 현대적 의료기기 사용을 제한하거나 방해해선 안된다고 명시했다.
의협은 "한의학과 한의약과 관련한 법령을 독립법으로 분리시킨 이 법안은 분량이 113페이지에 이르는 방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면서 "이는 법안을 김정록 의원실에서 작성한 것이 아니라 정부 부서에서 근본틀을 만들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못 박았다.
한의학과 한의약과 관련한 독립법안은 보건의료에 대한 전문지식이 전무한 국회의원이 단독으로 만들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의협은 "국민 건강에 중차대한 영향을 미치는 한의약단독법을 슬며시 상정한 것은 국민을 무시한 후진국형 정치행태"라면서 "비상식적인 법안은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위험에 빠뜨릴 뿐 아니라 의료계 내부의 대규모 갈등과 혼란을 초래할 게 자명하다"고 질타했다.
의협은 "이 법안을 발의하는데 참여한 김정록 의원 등 다수의 의원은 즉시 법안을 철회하고, 국민 앞에 사과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