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부터 정부가 일방적으로 DRG에 편도·아데노이드 절제술을 포함했지만, 불합리한 부분이 많다. 특히 고주파 수술기(Coblator) 등 최신 의료장비에 대해 별도 수가책정을 검토해야 한다."
대한이비인후과학회 백정환 이사장(성균관의대)은 오는 26일부터 28일까지 열리는 춘계학술대회에 앞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지난해 정부가 DRG 적용 질환군을 확대한 것에 대해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복지부는 2012년 7월부터 편도 및 아데노이드절제술 등 7개 질환에 대해 포괄수가제를 확대, 시행했다. 당시 이비인후과학회는 DRG에서 제외시켜줄 것을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백 이사장은 보다 객관적인 데이터를 근거로 정부를 설득하기 위해 오는 26일 열리는 춘계학술대회에서 '편도 및 아데노이드절제술'에서 고주파 수술기의 유용성에 대해 발표하는 세션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편도 및 아데노이드절제술에서 고주파 수술기의 필요성이 학문적으로 입증되면 DRG와 별개로 별도 수가를 책정한다든지 다양한 방안을 정부에 제안하겠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지난해에는 반대 주장만 내세워 정부를 설득하기 어려웠다고 본다. 설득력 있는 데이터가 나오면 재논의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백 이사장은 이번 춘계학술대회에 DRG 관련 세션 이외에도 다양한 이슈를 녹여낼 생각이다.
그는 얼마 전 한 언론이 이비인후과 전문의가 코 등 안면성형술을 하는 것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보임에 따라 의학적으로 반박하기 위한 세션도 마련했다.
존스홉킨스의과대학 패트릭J(Patrick J. Byme)교수 강연이 바로 그것.
패트릭J 교수는 27일 비과특강에서 코 기능과 모양이 어떤 연관 관계가 있는지에 대한 발표를 통해 코 기능을 유지하면서 코 성형을 하는 사례를 통해 이비인후과의 전문성을 역설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영어구연 세션을 별도로 구성한 점이 눈에 띈다.
백 이사장은 "국내 학회가 세계적인 학회로 성장하려면 영어발표가 필수적이지만 아직 언어 장벽이 높다"면서 "회원들의 영어발표 능력을 키우기 위해 두경부, 비과, 이과 각각 별도 세션을 마련했는데 생각보다 반응이 뜨거웠다"고 했다.
국내에서 영어구연을 연습하려는 젊은 회원들의 참여가 높았던 것.
그는 "앞으로 영어구연을 늘려나갈 예정"이라면서 "회원들의 역량강화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전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백 이사장은 학술상과는 별도로 선도 연구자상을 마련해 각자 자신의 분야에서 의미 있는 연구논문을 발표한 회원들에게 상을 지급하기로 했다.
지난 5년간 연구업적을 살펴 가장 의미있는 연구성과를 도출한 회원에게 이를 지급하는 식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또한 이비인후과학회는 이번 춘계학술대회에서 비전선포식을 갖고 앞으로 학회가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해 큰 그림을 제시할 예정이다.
백 이사장은 "미션이 정해지고 세부적인 비전이 나오면 학회의 사업방향이나 일의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학회의 큰 그림을 그리기 위한 막바지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