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환자들은 의사가 약을 처방해주면 무조건 따라왔다. 하지만 요즘은 인터넷 등을 통해 자신이 습득한 의학정보를 바탕으로 의사를 평가하고, 자신이 진료 여부를 결정한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김치정(중앙대의대) 이사장은 19일 그랜드힐튼에서 열린 춘계학술대회 기자간담회에서 자신의 에피소드를 통해 달라진 요즘 환자들의 세태를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얼마 전 고지혈증으로 내원한 여성 환자에게 콜레스테롤 검사 결과를 설명하던 중 환자가 자세한 설명을 원하는 것을 눈치채고 평소와 달리 길게 설명했다.
그가 HDL-콜레스테롤과 LDL-콜레스테롤까지 구분해가며 자세히 설명했더니 환자는 환하게 웃으며 "드디어 내 입맛에 맞는 의사를 찾았다"고 한마디 던졌다.
환자는 지금까지 HDL콜레스테롤 수치에 대해 신경써주는 의사를 만나지 못해 아쉬웠는데 그 부분을 정확하게 짚어서 설명해주니 너무 반가웠다고 했다.
김 이사장은 "환자가 만족해하는 모습을 보니 좋았지만 한편으론 씁쓸했다"면서 "솔직히 평소 하는데로 설명했으면 그 환자는 나를 선택하지 않았을 게 아니냐"고 말했다.
환자가 의사를 신뢰하지 못하고 자신의 수집한 의학정보를 잣대로 의사를 평가해 진료 여부를 판단한다는 자체가 씁쓸했다는 얘기다.
하지만 그는 세태 변화에 따라 의사들도 달라져야한다고 했다. 이어 그 일환으로 지질동맥경화학회에서 진행 중인 지질관리 전문가과정(LMC, Lipid management course)이 역할을 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환자들이 눈높이가 높아지면서 의사도 어떻게 그들을 만족시킬 수 있을 것인가 고민해야할 때"라면서 "과거 환자들은 약만 주는 의사에서 만족했지만, 요즘 환자들은 자신의 증상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주는 의사를 원한다"고 했다.
그는 이어 "그런 의사가 되려면 스스로 전문성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학회에서 진행 중인 지질관리 전문가과정이 회원들의 전문성을 길러주는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