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차 연구중심병원 선정에서 고배를 마신 분당서울대병원이 연구 강화의 일환으로 연구공간 확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3일 분당서울대병원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경기 분당 정자동 사옥을 연구공간으로 점 찍어두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은 항상 공간부족에 대한 고민이 컸던 터. 때 마침 토지주택공사가 정부 정책에 따라 2014년 말 진주혁신도시로 이전하면서 사옥을 연구소로 전환하는 방안에 대해 진지하게 검토하게 된 것.
LH 정자동 사옥은 지하4층, 지상 7층(토지면적 4만5727㎡, 건축연면적 7만9826㎡)규모로 수차례 재매각을 거쳐 현재 수의계약으로 넘어간 상태다. 수의계약은 선착순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누구라도 먼저 나서면 계약이 완료된다.
LH 사옥은 지리적인 측면에서 분당서울대병원과 불과 300m 거리에 인접해 있고 건물 규모도 연구소로 전환하기에 충분하다. 무엇보다 새롭게 건물을 짓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투자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물론 LH 사옥을 연구소로 전환하기 위한 공사 과정이 필요하지만, 건물을 새로 짓는 것에 비하면 크게 적은 편이다.
문제는 비용이다. 앞서 매각이 어려웠던 것은 LH측이 매각액 총 2783억원(토지 1992억원, 건물 780억원)을 일시불로 지급할 것을 계약조건으로 내걸었기 때문이다.
대개 액수가 큰 건물은 장기 분할납부를 할 수 있도록 하지만 LH 측은 일시불 조건을 고수해 왔다. 분당서울대병원 측도 적절한 계약비용에 대해 고민 중이다.
게다가 얼마 전 암·뇌신경병원을 개원한 터라 당장 연구소에 투자하기에는 금전적으로 압박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LH측이 대불납부 조건으로 장기 할부로 하거나 가격조정을 한다면 투자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분당서울대병원은 LH사옥이 여의치 않을 경우 병원 인근 주차장으로 사용 중인 병원 부지를 연구소로 전환하는 복안도 갖고 있다. 이 경우 병원부터 연구소까지 지하터널을 뚫어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
이 부지 역시 1500평으로 10층 규모로 세우면 1만 5천여평 규모의 연구소를 설립할 수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고위 관계자는 "1차 연구중심병원 선정은 서류준비 과정에서 미숙함이 있었지만 2차에선 실패란 없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치며 "연구소 설립은 연구중심병원 이외에도 병원의 장기적인 목표 중 하나로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직 계획이 구체화 되진 않았지만 연구소는 병원만 사용하는 게 아니라 각종 연구시설, 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메디컬 컴플렉스가 될 것"이라면서 "의과대학의 연구 공간 마련 등 다양한 방안을 두고 검토 중에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