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장기이식센터(센터장 안규리 교수)는 상염색체 우성 다낭신 환자의 거대 간낭종을 간이식을 통해 치료에 성공했다고 7일 밝혔다.
앞서 간이식술은 주로 간세포암, 중증의 만성 간질환, 전격성 간부전 환자에게 주로 실시해왔다.
하지만 이번에 서울대병원이 상염색체 우성 다낭신 환자의 거대 간낭종 치료에 간이식술을 적용, 이에 성공하면서 간이식 치료범위를 확대했다.
치료가 시작된 것은 지난해 9월. 20년 전 상염색체 우성 다낭신을 진단받은 박선현(가명, 여자 69세)씨가 내원했을 땐 이미 신장과 간 기능이 악화돼 간낭종의 무게가 15.5kg(보통 성인의 간 무게는 1.2~1.4 kg임)까지 증가한 상태였다.
또 지난해 4월부터 복수가 차기 시작했고, 신 질환과 간경화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었다.
박씨가 앓고 있던 상염색체 우성 다낭신은 좌우 신장에 수많은 낭종(물집)이 발생하고 점차적으로 신장 기능이 감소해 신부전 상태에 도달하는 유전병이다.
보통 20세가 넘어가면 좌우 신장과 간, 췌장 등에 여러 개의 물집이 발생하기 시작해 40~50대에 이르면 수많은 물집으로 인해 신장기능이 감소된다.
상염색체 우성다낭신 환자 중 일부는 거대 간낭종이 발생하는데 낭종 내 출혈, 감염, 간 파열 등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으며 이때 간이 비대해지거나 신기능의 저하가 발생한다.
이때 의료진들은 복부 팽만과 비대해진 간의 크기를 줄이기 위해 간 절제술을 주로 실시해왔다.
서울대병원 의료진 또한 처음에는 낭종의 부피를 줄이기 위해 간 절제를 검토했다. 하지만 수술로 인한 합병증을 감안해 결국 간·신장을 동시에 이식하기로 결정한 것.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박씨는 지난해 9월 14일 간이식술을 받고 큰 합병증 없이 퇴원했다.
서울대병원 서경석 교수(외과)는 "거대 간낭종을 동반한 상염색체 우성 다낭신 환자에서 간이식은 드물게 보고되고 있다"면서 "박씨와 같이 거대 간낭종을 동반한 환자의 경우, 경피 낭종 배액이나 간 절제만으로 치료가 힘들 경우에는 간이식을 적극적으로 고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