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시장의 질서를 어지럽히는 일들이 점점 더 교묘해지고 있습니다."
최근 포상금 제도를 도입하며 건강검진과 단체예방접종 불법 유인행위와의 전쟁을 선포한 서울시의사회 임수흠 회장은 치열한 '할인 전쟁'에 대해 쓴소리를 가했다.
생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덤핑 접종'으로 의원간 신경전을 벌이는데 이어 고소, 고발전으로 감정싸움이 격해지고 있지만 좀처럼 이런 문제가 해결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임 회장은 "의원들이 보건소와 경쟁을 하기에도 벅찬 상황인데 협회나 단체의 이름을 걸고 단체접종, 건강검진 유인에 가세하는 경우도 많다"면서 "그 수법 또한 교묘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두달 전 강서구 지역에서 공문을 위장한 건강검진 광고 안내장이 무차별적으로 뿌려진 적이 있었다"면서 "특히 의협에서 받은 광고심의필 마크를 크게 인쇄해 마치 의협 산하 기관에서 하는 것처럼 포장한 경우도 있었다"고 밝혔다.
실제로 임 회장이 보여준 편지 형태의 광고문은 '대한의사협회 의료광고심의위원회 인증필' 마크를 편지 봉투의 1/4을 차지할 정도로 크게 해 얼핏보면 의협이 진행하는 검진으로 오해할 소지마저 주고 있다.
임 회장은 "개인정보보호법를 피해 가기 위해 아파트 단지 몇 동 몇 호까지 쓰고 받는 사람만 '세대주'라고 표기했다"면서 "이런 광고문을 받아본 일반인들은 이것이 광고문인지 공문인지 헷갈릴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의협에 건의를 해서 광고심의필 마크를 작게 해줄 것을 당부했다"면서 "사실상 이런 광고문을 제재할 수단이 현재로선 없는 게 안타까울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서울시개원내과의사회와 산부인과의사회, 서울시소아청소년과개원의사회가 재원을 마련해 포상금 제도를 시행한 만큼 좋은 결과를 기대한다"면서 "서로 공정 경쟁을 하는 풍토가 마련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