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위별수가제, 포괄수가제 같은 지불제도를 위한 원가정보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원가계산과 수가산정을 위한 독립기구가 따로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현재 원가계산과 수가산정은 보건복지부 산하 기관인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도하고 있다. 이와는 별도의 독립된 기구가 필요하다는 것.
갈렙ABC 컨설팅부문 정성출 대표는 최근 심평원이 발간한 정책동향에 '원가정보의 활용방안'을 주제로 한 글을 통해 다른나라의 원가정보 활용방안 등을 분석하고 5가지 대안을 제시했다.
정성출 대표는 "EU국가 및 호주 등이 수가결정을 위한 원가정보 제공을 위해 원가계산을 시행하는 것과 달리 우리나라 병원의 원가계산 관행은 철저하게 내부경영 목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에따라 원가정보의 다양성과 깊이면에서 훨씬 우수한 정보를 산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같은 정보를 수가결정에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정 대표는 현행 지불제도 문제점으로 일부 병원의 자료를 표본으로 해 원가계산을 해 대표성에 문제있고, 원가의 출발이 되는 회계결산 자료에 대한 신뢰성이 검증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지적했다.
이밖에도 통일된 원가자료수집지침과 원가계산지침이 없고, 병원의 종류와 규모에 따라 원가계산 역량에 차이가 있으며, 병원이 원가자료를 흔쾌히 제공할 수 있는 신뢰 환경이 구축돼 있지 않다.
정 대표는 원가정보 활용을 위한 방안으로 5가지를 제안했다.
▲원가에 대한 인식전환 ▲원가정보의 체계적 수집을 위한 지침제정 ▲원가계산과 수가산정을 위한 독립기구 필요 ▲원가자료 수집 독려위한 제도 ▲원가계산시스템 운영을 위한 병원 역량 향상 등이다.
정 대표는 "우리나라는 의료수가를 둘러싸고 이해관계자간 갈등이 어떤 나라보다도 심각하다"면서 "독립기구를 설립하지 않고 기존 조직에서 원가자료수집과 수가산정을 담당하면 병원의 적극 참여를 이끌어내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독일의 예를 들었다. 독일은 병원협회와 보험자단체가 참여하는 병원지불기구인 InEK를 설립해 원가계산을 전담하도록 하고 있다.
InEK는 병원들이 자발적으로 원가자료를 제출하도록 독려하고 있으며 자료를 제공한 병원에게는 양과 질에 따라 금전적 인센티브도 부여하고 있다.
정 대표는 "독일은 InEK가 산출한 원가가중치에 대해서는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병원들의 자료제출을 독려하기 위해서는 희망병원에 대해 시스템 구축비용의 일부를 지원하거나 자료제공 대가를 지급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정 대표는 "자료제공에 대한 대가 지급은 특히 우리나라처럼 민간병원의 비중이 큰 경우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