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만성손습진'이 실제로는 의료인 등 광범위한 직업군에서 나타나고 있으며 우울증상과 수면장애 등 심각한 후유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5일 대한접촉 피부염 및 피부알레르기학회 노영석 회장은 "피부병은 생명에 지장을 주는 질환이 아니기 때문에 다른 중증 질환에 비해 그 심각성이 잘 알려져 있지 않다"면서 "특히 손습진은 우울증을 동반하는 등 환자의 삶의 질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밝혔다.
학회는 지난 4월부터 한달간 전국 13개 대학병원의 환자 353명을 대상으로 만성손습진의 직업군과 동반 피부질환, 삶의 질 등을 조사한 바 있다.
이에 따르면 만성손습진 환자들은 대인관계뿐 아니라 우울함, 수면장애까지 다양한 삶의 질 저하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 회장은 "환자들의 76.2%는 '만성손습진이 대인관계에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면서 "69.4%의 환자들도 '우울하고 불안한 감정이 든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고 강조했다.
수면장애로 이어져 잠을 제대로 못잔 적이 있다는 응답자가 55.8%에 달하는 등 만성손습진은 삶의 질과 밀접한 관련성이 있는 질환이라는 설명이다.
한편 만성손습진 환자의 직업군 중 의료기관 종사자의 비율도 상당히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노 회장은 "환자의 직업군은 주부가 24.9%(88명)로 가장 많았지만 의료기관 종사자 23.5%(83명)로 높게 나왔다"면서 "많은 손 세척과 장갑 착용 등으로 이런 결과가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는 "손습진은 평균 10년 이상 지속되는 만성 질환이기 때문에 환자에게 큰 사회적, 경제적 부담을 초래한다"면서 "초기에 만성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