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병원으로 포괄수가제(DRG)를 확대 적용하면, 산모들의 건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절감했습니다."
대한병원협회 나춘균 보험위원장(반도정형외과병원 원장)은 최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이하 건정심) 소위원회에서 산부인과학회 발표를 듣고 느낀 점을 이같이 밝혔다.
앞서 건정심은 7개 질병군 중 자궁 및 자궁 부속기 수술 포괄수가 개정안 의결을 유보하고, 산부인과학회 의견수렴 등 개선안 마련을 위해 소위원회에서 다시 논의할 것을 주문했다.
나춘균 위원장은 "산부인과의 전공 기피로 전문의 수가 과거보다 30% 이상 줄었고, 폐업 기관 수는 300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그는 "무엇보다 충격적인 것은 2008년 이후 고위험 산모가 증가하고 있어, 포괄수가제 확대 적용시 이들의 사망률도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의료현실을 외면하는 가입자단체에 대해서도 쓴 소리를 가했다
나 위원장은 "안타까운 것은 가입자단체는 전문가들이 건정심에서 제기하는 문제점을 크게 생각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라면서 "출산은 응급상황이다. 의료인으로서 통곡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병협 건정심 위원인 그는 "산부인과의 어려움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책임감을 느낀다"며 "복지부는 자궁 관련 수술을 제외하던지, 현실적인 개선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
나 위원장은 개선안으로 올바른 수가보상과 중증도를 반영한 환자분류체계, 물가와 연동한 수가조정기전 마련 등을 제언했다.
나춘균 위원장은 "새정부도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대통령 직속으로 위원회를 구성한 마당에 산모의 사망과 연관된 제도 시행은 신중을 기해야 한다"며 포괄수가제 시행의 신중한 접근을 거듭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