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노환규 회장은 회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모형의 만성질환관리제 사업을 고집하는 것은 의료계가 정책을 주도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기 때문이라고 역설했다.
의협 노환규 회장은 지난 5일 메디칼타임즈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이같은 입장을 전했다.
노 회장은 "회원들은 만성질환관리제가 무엇인지 알려고 하지도 않고, 정부가 하자고 했으니까 무조건 나쁜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결국 정부가 의사들을 이렇게 만든 것"이라고 환기시켰다.
그는 "회원들이 반대하는데 왜 이렇게 고집을 부리느냐, 잠시 내려놓았다가 갈 수도 있지 않느냐, 더 중요한 이슈가 많다고 하는데 두가지 이유가 있다"고 설명했다.
노 회장은 "첫번째 이유는 의료계가 의료정책을 주도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기 때문"이라면서 "우리의 역량을 보여주고 자존심을 지키고 싶다"고 밝혔다.
또 그는 의사가 주도하는 만성질환관리제를 포기하는 것은 희망을 접는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공단과 공급자간 불평등한 제도 개선, 선택분업 전환 등 훨씬 중요한 과제에 집중한다고 만성질환관리제를 포기하면 다른 것도 못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새로운 모델은 의사가 의사답게,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만약 회원들이 새로운 만성질환관리제에 대해 정확하게 이해한 후 반대한다면 무조건 따르겠다"고 분명히 했다.
의협은 이달 20일 새로운 모형의 만성질환관리제에 대한 토론회를 열 예정이다.
노 회장은 "현재의 만성질환관리제는 실패한 사업이기 때문에 복지부도 의협의 시범사업 제안을 받아들인 것"이라면서 "만성질환관리제가 총액계약제의 전 단계라는 주장은 비약"이라고 못 박았다.
노 회장은 앞으로 의사들이 질병시장 외에 예방시장에 진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의사들은 계속 늘어나는데 의료이용은 포화상태"라면서 "앞으로 의사들이 예방활동을 할 때 인센티브를 받아야 하고, 정부가 그 수가를 주겠다고 해서 의협이 시범사업을 제안한 것"이라고 피력했다.
그는 "지금까지 만성질환자들은 병원에 돈을 벌어준 것이지만 개원의들이 주도하면 의원에 더 자주 방문할 수 있고, 더 큰 질병을 막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노 회장은 만성질환관리제가 토요진료 가산 시간대 확대의 부대조건이라는 일부의 주장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일축하고 나섰다.
그는 "복지부도 부대조건이 아니라고 했고, 설사 부대조건이라고 해도 우리가 아니라고 해야 하는 게 아니냐"면서 "의료계에서 정치를 하려는 분들, 집행부를 공격할 명분을 찾는 분들의 집요한 주장이 먹히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자신이 의협 회장 임기를 마친 후 만성질환관리제와 관련한 건강관리회사를 차리려고 한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노 회장은 "이런 의혹을 제기하신 분을 고소할지 고민하고 있다"면서 "전혀 그럴 생각이 없다"고 확인했다.
노 회장은 "협회 회장 임기가 끝난 후 어떤 비지니스를 할 수 있겠냐"면서 "커피숍이나 식당 등 의료와 무관한 것 외에는 못할 것 같다. 무엇을 하더라도 무수히 많은 오해를 받지 않겠느냐"고 되물었다.
그는 "몇일 전 부모님을 모시고 제주도 휴가를 다녀왔는데 그 자리에서 어머니가 의협 회장을 한번 더 하지 말라, 절대 정치하지 말라고 말씀하셨고, 저한테 약속을 받으셨다"고 했다.
이와 함께 노환규 회장은 만성질환관리제를 정면돌파하겠다는 뜻을 재확인했다.
그는 "만성질환관리제 이슈를 꺼집어낸 후 의료계의 불신이 높아지고 있지만 어차피 격어야할 진통"이라면서 "만약 탄핵이 된다 해도 진실은 드러날 것"이라고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