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부전치료제로 오래 사용돼 온 베타차단제. 하지만 '부작용이 많다'거나 '투여법이 복잡'하다는 등의 이유로 전문의가 사용하는 특별한 약이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는 의사가 많다.
영국 런던왕립대학 안소니 배론(Anthony J. Barron) 교수는 심부전환자에 미치는 베타차단제의 영향도를 알아보기 위해 위약대조 이중맹검 무작위 비교시험을 대상으로 메타분석했다.
그 결과 "현재의 베타차단제 부작용 정보는 잘못돼 있으며, 이것이 사망률 개선에 유용한 베타차단제의 복용과 최적사용의 장애물이 되고 있다"고 International Journal of Cardiology에 발표했다.
베타차단제에서 유의하게 증가한 부작용은 33개 중 5개
이번 연구를 하게 된 배경에 대해 배론 교수는 성의있는 의사와 약제첨부문서 또는 미디어 등이 부작용을 나열해 베타차단제처럼 생명 예후 개선효과를 가진 약제가 충분히 사용되지 못하게 된 점을 들었다.
신뢰성이 가장 높은 이중맹검 위약대조 무작위 비교시험을 대상으로 메타분석을 실시했다.
1950년부터 지금까지 발표된 논문을 검토하고 심부전환자를 대상으로 베타차단제와 위약을 이용한 이중맹검 위약대조 무작위 비교시험에서 각 군의 부작용에 대해 평가한 보고를 선별했다.
메타분석의 기준에 맞는 시험 가운데 100건 이상 보고가 있었던 33가지 부작용에 관해 검토했다.
최종 13건(베타차단제 7,836명, 위약군 7,547명)의 시험이 대상이 됐다. 실약군에 사용된 약제는 카르베딜롤, 부신돌롤 및 메토프롤롤, 비소프롤롤, 네비볼롤 등이다.
분석 결과, 33개 가운데 21개의 부작용은 베타차단제와 위약군에서 유의한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차분석에서 우울, 불면, 심부전악화, 동계, 흉통, 빈맥 등 6개는 베타차단제군에서 위약군에 비해 유의하게 감소했다.
한편, 고혈당, 설사, 어지럼, 간헐성파행, 서맥 등 5개는 베타차단제군에서 유의하게 증가했다.
중증 부작용을 언급한 2건의 시험 분석에서는 이들 부작용 비율이22.1%인데 반해 위약군에서는 25.6%로 베타차단제군에서는 위약군에 비해 16% 적었다.
5개 부작용 비약제성이 약제성 보다 많아
배론 교수는 베타차단제에서 확인된 5개 부작용에 대해 2개군의 비율차를 이용해 베타차단제군의 절대 증가율을 산출해 보았다.
베티차단제군의 부작용 비율을 분모로, 절대증가율을 분자로 해서 나온 수치를 '약물 관련 부작용 비율', 위약군의 부작용 비율을 분자로 한 수치를 '비약제성 부작용 비율'로 하여 계산했다.
그 결과, 어지럼증을 보인 β차단제 복용자 가운데 약제를 복용안해도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비율은 100례 중 81례.
설사는 100례 중 82례, 고혈당은 100례 중 83례, 간헐성 파행은 100례 중 41례, 서맥은 100례 중 33례로 나타났다. 즉 3가지 부작용은 비약제성 비율이 약제성 비율을 웃도는 것이다.
교수는 "여러 대조시험에서 유의한 증가 또는 확실한 감소가 나타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β차단제가 어떤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고 환자에게 경고할 만한 과학적·윤리적으로 옳은지 의사는 재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