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수가 인하 고시 취소 판결 후 의료기관이 허공에 날려버린 '5개월분 손실액'을 어떻게 할 것인가?
법률사무소 해울 신현호 변호사는 최근 경희대병원에서 열린 대학병원의료행정협의회(회장 김준석) 워크숍에서 특수의료장비 수가인하 후 인하 이전 수가로 환원하라는 판결과 관련한 법률적 의견을 발표했다.
이날 신현호 변호사는 영상수가 인하 소송 관련 개요를 설명했다.
보건복지부는 2011년 4월 '건강보험 행위 급여, 비급여 목록 및 급여상대가치점수 개정' 고시를 통해 CT 15%와 MRI 30%, PET 16% 등으로 인하했다.
당시 서울아산병원을 포함해 44개 의료기관은 건강보험법에 명시된 전문평가심의위원회를 거치지 않은 절차적 위법성을 제기하며 서울행정법원에 '상대가치점수 인하고시 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1심(2011년 10월)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고, 2심(2012년 4월)에서 복지부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했다.
법원의 1심 판결후 복지부 영상수가 인하 고시는 사실상 취소되면서 기존 수가로 복귀됐다.
문제는 수가 인하가 시행된 5개월(2011년 5월~10월 21일)의 삭감분이다.
결국 법원이 고시 취소 판결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복지부는 수가인하에 따른 건강보험 재정을 절감했으며, 환자는 줄어든 본인부담금을 지불했다.
반대로 의료기관은 수가를 삭감당한 셈이다.
신현호 변호사는 "수가인하 고시는 잘못된 법규로 소급 적용이 가능하다"며 "해당 의료기관에서 공단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면 법적으로 삭감 분을 돌려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의료기관들은 소송을 주저하고 있는 상태이다.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수가인하 소급 적용시 병원별로 2억원에서 10억원에 달해 전체 삭감분은 최소 수백 억원에 달할 것"이라며 "소송을 제기하면 공단의 보복조치 등을 우려해 사실상 포기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병원협회 나춘균 대변인은 "소송을 제기하면 수가인하 삭감 분을 당연히 돌려받을 수 있다"고 전제하고 "다만, 올해 3대 비급여 라는 해일이 밀려오는 상황에서 복지부를 상대로 소송을 하는 것이 솔직히 부담스럽다"고 토로했다.
부당이득반환청구의 유효기간은 현행 건보법은 3년이며 국가재정법은 5년, 민법은 10년 등으로 규정되어 있다.
한편, 대학병원의료행정협의회는 2004년 발족한 원무와 보험 분야 병원 행정직 학술 모임으로 지난 3월 대학병원민원관리자협의회에서 명칭을 개칭하고, 분기별 원무보험 현안 워크숍 등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협의회에는 서울성모병원, 길병원, 고대의료원, 단국대병원, 순천향대부천병원, 중앙대병원, 한양대병원, 백중앙의료원, 조선대병원, 경상대병원, 계명대동산의료원 등 30여개 병원이 참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