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제약업계를 떠나 새 업종에 도전한 A씨. 하지만 새 옷은 시간이 지나도 몸에 맞지 않았다.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했던가. 그는 결국 I제약 영업사원으로 제약업계에 복귀했다. 타 업종과 비교했을 때 제약업이 결코 나쁘지 않다는 자기 주문과 함께.
하지만 이런 기대는 입사 3개월 만에 깨져버렸다.
업계를 떠날 때 만해도 없었던 '약가인하' 복병이 이 바닥을 강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A씨는 "2년 전 업계를 떠날 때만 해도 쌍벌제가 도입돼 영업에 어려움을 느꼈지만 지금처럼 힘들지는 않았다. 약가인하 후 제약계 영업 생태계가 최약의 상황으로 빠져들었다"고 한숨을 쉬었다.
실제 A씨가 회상하는 2년 전 제약업계는 쌍벌제 초창기다.
어느 정도 판촉비 집행에 자유로움이 있었고 회사로부터 영업활동을 크게 간섭받지 않았다. 나름 견딜 만한 곳이었다.
"지금과 비교하면 당시는 행복한 때였다. 특히 그 때는 영업 활동비를 쓰는데 어느 정도 융통성이 있어 법인 카드 쓰는 재미도 쏠쏠했다. 하지만 지금은 뭐든지 통제 뿐이다."
A씨는 이런 상황이 직원 퇴사로 이어지고 있다고 바라봤다.
그는 "우리 회사만 해도 영업사원만의 특권인 '자유로움'이 사라진 지 오래다. 위치 추적 앱을 자체적으로 만들어 감시하고 있다. 예전에 편해서 그런지 지금 상황이 숨 막힐 정도"라고 토로했다.
이어 "입사 동기도 시간이 지날수록 줄고 있다. 3개월만에 6~7명이 나갔다. 취업하기 힘들다고 여기저기서 떠드는 시기에 말이다. 최근 제약 영업환경의 어려움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라고 아쉬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