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과의사회가 포괄수가제(DRG) 적용 후 나타난 문제점을 공론화하기 위한 작업에 본격적으로 돌입한다.
안과의사회는 DRG 적용후 1년의 변화를 알아보기 위해 월 평균 백내장 수술건수 변화와 향후 수술실 운영 계획뿐 아니라 백내장 원가 분석까지 곁들여 대안을 제시한다는 계획이다.
안과의사회 김대근 회장은 "다음 주 개원의 300명을 대상으로 한 백내장 수술 DRG 적용 후 변화 설문을 공개하겠다"면서 "이를 통해 DRG 적용의 문제점과 대안까지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나타난 가장 큰 변화는 수술실을 접거나 축소할 계획인 의원들이 속속 생기고 있다는 것.
김 회장은 "DRG 적용으로 인해 백내장 수가가 10% 인하됐다고는 하지만 실제 의원들이 피부로 느끼는 인하폭은 훨씬 크다"면서 "이에 따라 수술을 포기하는 의사들이 실제로 발생하는 것으로 설문 결과 나타났다"고 전했다.
다른 수술과 달리 1억원을 호가하는 백내장 수술 장비와 수술방 운영비용, 인력, 소모품 비용까지 합치면 수술을 유지하는 것보다 포기하는 것이 더 낫다는 판단을 하는 의원들이 생겼다는 설명이다.
김 회장은 "설문에 응답한 26% 의원에서 수술 포기나 수술실 축소 의견을 냈다"면서 "DRG가 질 좋은 의료서비스를 국민들에게 제공하자는 취지로 기획한 것이라고 해도 수술을 포기하는 의원이 늘어난다면 이런 게 다 무슨 소용이냐"고 지적했다.
특수재료가 많이 들어가지만 비용 보전이 어렵거나, 난이도 대비 시간 소요가 큰 환자를 전원시키는 사례들이 늘어난다면 결국 DRG 적용이 국민에게 혜택으로 작용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
한편 백내장 수술 원가에 대한 산정 작업도 이뤄진다.
김 회장은 "작년 백내장 수가를 인하하면서 정부가 원가에 대한 적정한 근거를 대지 못했다"면서 "이에 의사회 차원에서 실제 백내장의 원가를 알아보기 위해 원가 분석 작업에 매달렸다"고 전했다.
그는 "원가 분석 결과가 나오면 안과가 왜 수술실을 포기하는 지 적절한 근거가 될 것"이라면서 "이와 더불어 현 DRG의 중증도 인정 시스템에도 문제 제기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지난해 전국에서 백내장 수술이 42만건이 발생했지만 '중증도 2'를 인정 받은 경우는 겨우 3건에 불과했다"면서 "0.01%만 인정하는 중증도 시스템은 사실상 있으나 마나 한 허울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