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 입원한 환자들은 흔히 바퀴가 달린 스테인레스 소재 이동식 수액 링겔대를 밀면서 원내를 이동한다.
스테인레스와 주물로 만들어진 이동식 링겔대는 무게도 무겁거니와 이동 시 넘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링겔대 밑 부분에 달린 5발 지지대가 상당히 넓게 제작돼 있다.
환자 입장에서는 5발 지지대에 발이 닿지 않도록 보폭을 좁게 해 걸어야하는 등 꽤나 신경 쓰이고 불편하기 짝이 없기 마련.
만약 이동식 링겔대를 환자 상체에 탈ㆍ부착하는 방식으로 착용할 수 있다면 어떨까?
'모비유' 김형석 대표이사는 실제로 휴대용 수액 링겔대 'EZpole'(이지폴)을 개발해 해외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김형석 대표는 "환자는 EZpole을 어깨 상부와 가슴 부위에 착용하고, 수액을 투약 받으면서 타인의 도움 없이도 혼자서 화장실, 계단, 엘리베이터 등 원내를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동성은 훌륭하지만 어깨에 착용하고 수액 무게까지 더해지면서 환자가 느끼는 통증이나 불편감은 없을까?
김 대표에 따르면, EZpole은 장시간 사용할 때 어깨 상부 어깨뼈(견봉)에서 받는 압력이 완화되도록 수액 무게중심을 분산시켜 통증이 거의 없다.
또 3중 소프트 패드를 어깨걸이구(Shoulder)와 겨드랑이 고정벨트에 적용했기 때문에 견봉과 근상근, 겨드랑이에서 느끼는 통증이 없고, 사용자 쇄골에 제품이 직접 닿지 않기 때문에 환자의 착용감 역시 좋다.
여기에 PVC 타입 수액제 500ㆍ1000ml 뿐만 아니라 Bottle 수액제 500ml도 밑에서 1차로 고정해주고 중간과 끝 부분에서 2차 고정해주기 때문에 환자 이동 시 수액의 흔들림도 최소화했다는 것.
기능은 물론 디자인에도 많은 공을 들였다.
김 대표는 "EZpole은 병원에서 사용하는 의료용품이고 특히 환자 몸에 착용하는 제품이기 때문에 기능이 아무리 충실해도 디자인이 나쁘면 환자와 병원으로부터 외면 받기 때문에 제품 디자인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강조했다.
그의 노력은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 중 하나인 독일 '2012 Reddot Design Award' 본상 수상으로 결실을 맺었다.
당시 출품된 총 4515개 제품 중 EZpole은 심사위원들로부터 지금껏 한 번도 보지 못했던 특이한 형태의 디자인 구조와 제품 기능성 및 혁신성을 인정받은 것.
이동성은 뛰어나지만 그렇다고 EZpole이 기존 이동식 수액 링겔대를 완전히 대체하지는 않는다는 설명이다.
기존 바퀴달린 이동식 링겔대와 사용목적은 같지만 이용하는 대상이 다소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다.
그는 "EZpole은 병원에 입원한 후에나 수술 받기 전, 수술 후 일정 기간이 지나 수액을 1개만 투약 받는 환자들이 주로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병원 입장에서는 EZpole이 환자들에게 이동 편의성을 제공하고, 병원 이미지 개선에도 도움을 줄 수 있어 충분히 매력적인 제품"이라고 자신했다.
EZpole에 대한 자신감은 올해 3월 열린 국제의료기기 및 병원설비전시회(KIMES)을 찾은 해외바이어를 통해 한층 높아졌다.
전시회 당시 모비유 부스에 방문해 EZpole 수입에 관심을 보였던 해외바이어들과 현재 활발한 수출협의가 이뤄지고 있는 것.
그는 "최근 대만 바이어를 통해 EZpole 100개를 첫 수출했다"며 "현재 프랑스, 러시아, 인도네시아 현지 의료기기 유통회사와 독점수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미국, 폴란드, 스페인, 싱가포르, 일본에서는 현지 딜러가 EZpole 수입을 위해 자국 시장조사를 펼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형석 대표는 "신생업체다보니 영업마케팅을 펼치는데 한계가 있어 현재는 해외시장에만 주력하고 있다"며 "EZpole이 해외에서의 성공을 기반으로 향후 국내에서도 환자와 병원의 좋은 평가를 얻어 병원의 병동 모습을 조금이나마 변화시켰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