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원환자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당직의사를 두지 않아 신속히 응급처치를 하지 않은 병원에 대해 법원이 손해를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서울고법은 최근 G병원 정모 원장과 김모 의사에 대해 입원진료를 받던 도중 사망한 A씨의 유족들에게 각각 4천여만원을 배상하라고 선고했다.
유족들은 1심에서 패소했지만 서울고법은 G병원의 과실이 있다고 결론 내렸다.
A씨는 2009년 12월 기침 등의 증상이 지속되자 G병원 응급차량으로 응급실에 내원했다.
당시 A씨는 고열에다 기침, 오한, 인후통 증상이 있었고, 흉부 X-ray 검사 결과 양쪽 폐 아래엽 부위에서 폐침윤의 폐렴 소견을 보였다.
그러자 담당 의사였던 김모 씨는 세균성 폐렴으로 진단하고, 입원하도록 한 후 항균제 및 수액을 처방했다.
하지만 입원 3일 후 새벽 2시경부터 숨이 차고, 두통과 전신 통증을 호소했고, 간호사는 6시경 정모 원장과 김모 의사에게 전화로 알렸다.
이후 정모 원장은 병원에 도착해 심폐소생술을 하고, 기관내삽관을 했지만 산소포화도가 15%에 불과했고, 결국 신종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한 폐렴으로 사망했다.
G병원은 오후 10시 30분경 이후에는 당직 의사가 없었고, 응급상황이 발생하면 정모 원장이 병원에 나와 응급 상황에 대처했다.
이에 대해 A씨의 유족들은 당시 신종플루가 유행중이었지만 병원이 세균성 폐렴으로 잘못 진단했고, G병원이 당직의사를 두지 않아 적절한 응급조치를 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서울고법은 "환자를 세균성 폐렴으로 볼 여지도 많아 진단 자체를 과실로 볼 수는 없지만 신종플루 감염 가능성을 배제하기 위한 검사를 하고, 감염에 대비해 항바이러스제를 투약하는 등의 치료도 병행할 주의의무가 있었다"고 못 박았다.
또 재판부는 G병원 원장과 담당 의사가 응급처치를 지연한 과실도 있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입원 환자가 있음에도 당직 의사를 두지 않아 의료진이 뒤늦게 도착함으로써 심폐소생술 등 응급처치를 적시에 취하지 못한 잘못이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