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였다.
최근 인기리에 방영 중인 메디칼드라마 '굿닥터'에서도 의사와 제약사의 관계는 '부도덕의 극치'였다.
앞선 메디칼드라마가 늘 그랬듯이 말이다.
실제 굿닥터에서는 소아청소년과 과장과 제약사 대표가 골프 라운딩을 즐기는 장면이 나온다.
여기서 제약사 대표는 의사에게 골프 접대를 하면서 "우리 회사 약 잘 부탁한다"고 했고 이에 소아과 과장은 "열심히 투약하고 있다"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그리고 한 장면이 오버랩된다.
소아과 의사가 담당하는 어린 환자가 위급한 상황임에도 골프에 집중하는 모습이 말이다.
또 제약사 로비를 받아 의사가 투약하는 약은 해외서 부작용 보고 사례가 있어 소아에게 투약해서는 안되는 약물이었고 이를 복용한 어린 환자는 생명에 위협을 받는다.
언제부터인지 모르겠다.
약 효능 및 안전성이 아닌 인간적 유대관계에 의존하는 제약사 영업방식과 환자 안전보다는 골프 등의 접대를 받고 약을 처방하는 의사 모습이 드라마에서 등장한지 말이다.
이쯤되니 메디칼드라마를 시청하는 국민들은 이런 장면이 의사와 제약사 전체 모습이라고 믿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마저 든다.
당연히 관련 업계는 반발한다.
쌍벌제 이후 의료계와 제약계가 자정 노력을 기울이는 마당에 이런 방송 내용은 아직도 의약계 불법 행위가 만연하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공중파에서 다뤄지는 의약계 부도덕한 모습이 일부는 그렇다는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전체는 아니며 최근만 보면 극히 일부다. 인기 프로그램에서 이렇게 다뤄지는 것은 큰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방영했다하면 일명 시청률 대박을 치는 메디칼드라마.
당연히 방송사들은 툭하면 메디칼드라마를 찍어대고 있다.
그렇다면 여기서 드는 생각 하나.
많은 국민들이 보는 메디칼드라마 내용을 실제 모습보다는 흥미 위주로 재구성하는 것은 괜찮은 걸까.
혹시 시청률 대박을 위해 의사와 제약사 관계를 미끼로 사용하는 건 아닐지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