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부인과의사회가 월세살이의 설움을 벗고 회관을 개관한다. 무려 의사회 창립 16년만의 일이다.
지난 21일은 산부인과의사회로서는 뜻깊은 날이었다. 강남구 역삼동 한신인터밸리24에 위치한 새 회관으로 이사하고 첫 업무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사무실의 규모는 실평수 35평(115㎡) 정도로 직원 4명이 근무하기에는 딱 안성맞춤. 의사회는 매달 상임이사회와 각종 위원회 회의 등을 회관에서 갖게 된다.
6일 박노준 산부인과의사회 회장은 "회관 건립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면서 "특히 회원 모두가 아끼고 또 아껴 창립 16년만에 작은 회관을 갖게 됐다"고 뿌듯한 심정을 밝혔다.
이미 성형외과, 안과, 소아과의사회 등은 자체 회관을 가지고 여러 독자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산부인과의사회는 넉넉하지 못한 살림살이 탓에 회관 매입이 늦어졌다.
박 회장은 "회관 건립을 위해 재정을 무척이나 아꼈다"면서 "회원들도 적게는 10만원의 후원금부터 많게는 1천만원까지 십시일반으로 힘을 보탰다"고 고마움을 나타냈다.
그는 "특히 교대역 근처에서 사무실을 임대해 의사회를 꾸려갈 땐 매월 500만원씩 임대료가 나갔지만 이젠 임대료 모두를 의사회 일에 쓸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회관 건립이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었다.
전임 고광덕 회장이 만든 회관 건립기금 통장이 비자금 의혹으로 불거지면서 명예훼손 논쟁까지 오간 바 있다.
2011년 전국의사총연합은 "산부인과의사회의 회장단 등 소수가 보험 가입 시 발생하는 수수료 수입을 의사회에 입금하지 않고 유용해온 것으로 판단된다"며 비자금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이에 박노준 회장은 "회관 건립기금으로 통장을 만들고 건립 기금을 기부받은 것이 비자금 의혹으로 불거진 것에 심히 유감"이라면서 "의사회는 과거나 지금이나 대의원총회 대의원과 감사를 통해 회계를 투명하게 관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여러모로 산부인과 의사들이 진료에만 전념하기 어려운 게 요즘 현실"이라면서 "회관 매입이 후배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의 첫걸음이라 생각하고 앞으로 더욱 열심히 하겠다"고 덧붙였다.
회관 개소식은 7일 3시 역삼동 한신인터밸리24 동관 1211호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