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와 한의계의 감정 싸움이 해결의 실마리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IMS, 천연물신약, 의대 교수의 한의대 출강 논란에 이어 현대 의료기기 사용 주장까지 마찰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있다.
지난 5월 어렵사리 마련된 제1회 의료일원화 공청회에서도 서로의 입장만 주장한 채 의견차를 좁히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공청회에서는 의사, 한의사 모두 서로 악의적인 폄훼와 비방들이 난무하고 있다며 중단해 줄 것을 요청할 뿐 그간 갈등에 대한 진정한 반성은 없었다.
최근 의협은 아예 한의사 제도를 폐지하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불과 며칠 전 모 대학병원 수련의는 자신의 SNS 계정에 '내가 한의사 XX들을 경멸하는 이유'라는 글을 게재했다가 한의사 385명에게 피소를 당했다.
취재를 하다보면 의사-한의사 갈등의 구조가 어디에서 기인하는지 짐작이 간다.
치료 방법과 질환의 근본 원인을 바라보는 시각부터 다르기 때문에 누군가 한쪽은 '사기꾼'의 오명을 쓸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다.
갈등의 치유 방법은 없을까.
의대와 한의대를 동시에 졸업한 모 개원의는 기자에게 이런 말을 했다.
의학과 한의학의 통합은 결과적으로 국민 건강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고.
복수면허자인 그는 실제로 진료를 보며 환자 치료에 있어 의학적인 요법을 쓰는 한편 중장기적인 치료에는 한방의 원리를 적용하고 있었다. 환자의 만족도 역시 높다는 게 그의 판단.
그는 "한의학과 의학이 서로 오해하는 부분이 많아 의대와 한의대에서 교차 강의가 더욱 많아져야 한다"면서 "그렇게 되면 의료가 이원화된 구조에서 오는 갈등은 자연스레 치유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