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교문위 도종환 의원이 국정감사를 통해 서울대병원 등 국립대병원들이 무자격자에게 간호보조업무를 맡기고 있다고 주장하자 해당 병원들은 말도 되지 않는 황당한 발언이라는 입장이다.
대학병원들은 간호보조 업무조차 모두 간호사를 채용해 수행하고 있으며 무자격자라고 표현한 직원들은 간호보조가 아닌 청소 등의 업무를 담당하는 기능직 직원이라는 것.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도종환 의원(민주당)은 28일 국립대병원 국정감사에서 전국 10개 국립대병원들이 무자격자에게 간호보조업무를 맡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도 의원이 취합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대병원의 경우 일반병실에서 근무하고 있는 간호보조인력 135명이 모두 무자격자였고 특수병실에서 일하는 107명도 모두 자격이 없었다.
또한 분당서울대병원(138명), 부산대병원(27명), 양산부산대병원(64) 등도 간호보조인력 모두가 조무사 자격이 없었다는 것이 도 의원의 주장이다.
도종환 의원은 "국립대병원들이 무자격 간호보조인력을 채용해 업무를 수행하게 한 것은 크나큰 문제"라며 "지금이라도 모두 조무사 자격을 취득하도록 하고 신규 채용시 자격사항에 이를 명시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에 대해 국립대병원들은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대학병원들은 간호보조업무조차 간호사들이 담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무자격자 논란이 이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A대병원 간호본부장은 "개원 이래 지금까지 간호조무사를 별도 채용한 적이 단 한번도 없으며 환자와 관련된 부분은 보조업무까지 모두 간호사가 담당하고 있다"며 "간호조무사는 의원급에서 필요한 인력이지 대학병원에서 쓸 인력이 아니다"고 못 박았다.
이어 그는 "다만 물품관리 등에 필요한 인력을 운영기능직이라는 별도 직군으로 채용하고 있기는 하다"며 "이들은 말 그대로 간호스테이션 운영에 필요한 인력이지 간호에 투입되는 사람들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다른 병원들도 마찬가지 반응이다. 간호업무가 아닌 일반 행정업무를 하는 직원까지 간호조무사를 뽑을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B대병원 간호본부장은 "간호스테이션 청소하는 사람을 간호보조인력으로 취급해 조무사로 채용할 필요는 없는 것 아니냐"며 "이러한 논리라면 병원의 모든 직원들을 자격증 소지자로 뽑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아마도 간호조무사협회의 요구에 맞춰 자료를 내다보니 터무니 없는 주장이 나온 것 같다"며 "매년 똑같은 내용이 반복되니 지겨울 수준"이라고 털어놨다.
이에 대해 도종환 의원실은 "물론 직접 간호업무에 투입되지 않고 물품관리 등을 담당한다 해도 감염예방 등의 최소한 의료지식을 갖춰야 한다는 점에서 조무사를 채용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