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정감사도 그리 다르지 않았다.
그나마 파업 사태에 휘말린 서울대병원에 대해서는 일부 지적이 있었을 뿐 국정감사의 이슈는 실종됐고 나머지 9개 국립대병원들은 말없이 자리만 지켜야 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28일 오후 서울대병원 등 10개 국립대병원에 대한 국정감사를 실시했다.
하지만 역시나 대선 불복과 국정원 댓글사태, 교과서 논란 등 정쟁이 가득한 상황에서 국립대병원 감사는 국회의원들의 관심사가 아니었다.
대다수 의원들은 수년째 지속된 선택진료비와 장애인 고용 부족 등 해묵은 지적만을 되풀이 했고 그나마 파업 이슈가 있는 서울대병원에는 큰 의미없는 지적만 이어갔다.
민주당 윤관석 의원은 "서울대병원이 6년 만에 파업에 들어갔는데 이유가 뭐냐"면서 "고유목적사업금 등을 아껴두고 직원들 월급만 동결시킨 것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대다수 의원들도 같은 질문을 이어가며 서울대병원의 파업 사태를 지적했다. 하지만 언론에 노출된 문제점 외에 별다른 근거는 찾기 힘들었다.
민주당 우원식 의원은 "비상경영체제에 대한 논란은 이유가 있다"며 "비원호텔 구입 등이 목적대로 제대로 추진되지 않는 등 예산 운영을 방만하게 한 것이 아니냐"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의원실에서 분석한 결과 5년 동안 순이익이 400억원이 넘었는데 예산 집행을 잘못하면서 모두 날려먹은 것 아니냐"며 "도대체 비상경영체제의 배경이 무엇인지 궁금하다"고 질의했다.
대다수 의원들이 이처럼 예상 질문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잔뜩 긴장했던 오병희 서울대병원장은 미리 준비해 간 모범 답변을 할 수 있었다.
오병희 원장은 "의료수가가 원가의 75% 밖에 되지 않아 대다수 병원들이 선택진료비와 상급병실료 등으로 유지를 해오고 있다"면서 "하지만 보장성 확대와 3대 비급여 해결 정책 등으로 이들 수입이 줄어들면서 병원에 위기가 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미 노조 대표를 만났으며 29일 노사간 단체 교섭에 들어갈 예정"이라며 "최선을 다해 파업 사태를 해결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서울대병원 파업 사태에 대한 큰 의미없는 지적이 이어지고 오 원장이 모범 답변을 하면서 다른 이슈는 찾기가 힘들었다.
이로 인해 오병희 원장 외에 이날 국감에 참여한 9개 국립대병원의 원장들은 사실상 '네'라는 답변 외에 별다른 답변도 하지 못한 채 집으로 돌아가야 했다.
새누리당 박성호 의원은 선택진료비 문제를 지적했고 같은 당의 염동열 의원은 서울대병원에 왜 예산이 많이 투입되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민주당 유은혜 의원은 1분 진료의 정당성에 대한 질문으로 질의시간을 썼고 새누리당 이에리사 의원은 호스피스 병실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특히 새누리당 박창식 의원은 "내가 하얀거탑을 제작 했는데 어떤 국립대병원도 응급실 촬영에 도움을 주지 않더라"면서 "국립대병원에 드라마 촬영을 위한 세트를 지어야 한다"는 황당한 발언을 해 실소를 자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