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출신 국회의원들이 복지부 국감에서 어떤 역할을 했을까.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1일 보건복지부과 식품의약품안전처 종합감사를 끝으로 2013년도 국정감사를 종결했다.
올해 국감은 예상대로 기초연금을 중심으로 4대 중증질환 등 현 정부의 공약 이행을 놓고 여야간 뜨거운 공방으로 일관했다.
반대로, 의원과 병원 등 의료기관 양극화와 기피과를 비롯한 전문과목 수급 불균형, 건강보험 수가체계 등
의료현안은 상대적으로 소외됐다.
보건복지위원회에는 김용익 의원과 문정림 의원, 신의진 의원, 안철수 의원 등 4명(가나다순)의 의사 출신이 포진했다는 점에서 의료계의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이들의 역할은 기대보다 미흡했다는 평가이다.
새누리당 문정림 의원은 대학병원 교수와 의사협회 대변인을 역임했다는 점에서 의료인의 고충을 누구보다 잘 아는 인물이다.
문 의원은 약국 청구 불일치를 비롯해 중증 치료로 바뀌는 해외환자 유치 활성화, 공단 수가협상 결과의 갈지자 행보와 무분별한 부대조건 등 구체적 사례에 근거한 의료 개선책을 촉구했다.
반면, 원격진료와 리베이트 쌍벌제 개선 등
민감한 사항은 말을 아꼈다.
민주당 김용익 의원은 참여정부 청와대 수석 출신답게 보건복지 현안에 통찰력을 발휘했다.
김 의원은 대선 공약에서 후퇴한 기초연금 배경을 놓고 복지부 공무원의 청와대 방문 차량번호 시간까지 제시하며 현 정부를 집중 질타했다.
김 의원은 복지부 마지막 날 국감에서 원격진료 의원 설립이라는 가상 시나리오를 통해 원격진료의 부작용과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해 동료 의원과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다만, 의료계 전반에 걸친 폭넓은 시각에도 불구하고
선택과 집중에 그쳤다는 아쉬움을 남겼다.
새누리당 신의진 의원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답게 중독 문제를 중심으로 치매병력 인체조직 이식과 신의료기술 허술한 논의체계, 사무장병원 불법 검진 등을 집중 제기했다.
신 의원의 질의 내용은 전문성을 가미한 의료현안 중심이나 명확한
해법 제시보다 문제제기에 머물렀다.
보궐선거 당선으로 첫 국감에 나선 무소속 안철수 의원은 모범생다운 모습을 보였다.
안 의원은 소외계층을 중심으로 보건복지 전반에 걸친 취약한 급여 및 복지 제도를 지적했다.
그의 질문 내용과 모습을 보면, 의사라기보다 조용한 성격의
착한 정치인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안철수 의원은 복지부 종합국감에서 "다른 상임위로 갈 생각 없다. 올해 지적한 내용의 개선상황을 지켜 보겠다"고 밝혀 새로운 변화를 예고했다.
의사 출신 국회의원의
속시원한 질문과 질타를 기대한 의료계는 기초연금 등 복지 현안에 밀린 어쩔 수 없는 결과라며 애써 위안을 찾는 형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