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제약사 수장 교체가 잦다. 하나같이 '일신상의 사유'로 전 대표가 회사를 떠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뭔가 석연찮다. '대표 교체'가 리베이트 적발 후 어김없이 발생한다는 점이 그렇다.
4일 대표가 교체된 신풍제약이 그랬고, 지난 8월 이한구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된 대화제약도 그랬다.
시간을 조금만 더 거슬러 올라가면 이런 유사한 패턴의 수장 교체는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업계는 신풍 수장 교체를 '일신상의 사유'보다는 최근 신풍 비자금 사건과 관련해 발생한 의사들의 집단 소송 등이 결정적인 이유로 보고 있다.
소송을 맡은 넥스트로에 따르면 '신풍 비자금 사건'이란 올 1월부터 4월까지 세무조사를 받은 신풍이 200억원 가량의 증빙하지 못한 금액을 의사들에게 접대성 경비(리베이트)로 제공했다고 허위제보한 것이다.
하지만 세무당국 추적 과정에서 상당수 의사가 신풍으부터 금전적 이익을 받은 사실이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분개한 의사들은 신풍 불매운동을 외쳤고 이에 신풍은 어쩔 수 없이 '문책성 인사'를 단행했다는 것이다.
물론 신풍이 밝힌 것처럼 김성태 신임 대표의 발탁은 제약 연륜을 활용해 경영을 내실화하고, 그의 위기관리능력을 높게 평가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또 지금처럼 제약 환경이 어려운 시기에 '난세의 영웅'을 기대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수장 교체 전 터진 이 회사들의 리베이트 사건은 긍정적인 '꿈보다 해몽'을 불가능하게 한다.
앞 뒤 사건의 정황을 봤을 때 '또 하나의 제약 대표가 리베이트 책임을 지고 사라지는구나'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다.
리베이트 적발 후 어김없이 이어지는 '일신상의 사유'로 인한 제약사 대표의 사임.
이런 패턴의 수장 교체는 더 이상 없어야하지 않을까. 결국 리베이트는 제약업계 발목을 잡을 족쇄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