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의료계 대정부투쟁 향후 일정
의협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노환규)는
2만여명이 참석한 전국의사궐기대회가 성공적으로 끝남에 따라 점차
대정부투쟁 강도를 높여나갈 방침이어서 주목된다.
의협 비대위는 15일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의사궐기대회를 열고, 대정부투쟁을 선포했다.
노환규 위원장은 "이 추운 날씨에도 전국에서 달려와 한 자리에 모인 이유는 단순히 원격의료와 영리병원을 막아내기 위해서가 아니다"면서 "잘못된 의료제도와 이를 만들어낸
관치의료를 타파하고 올바른 의료제도를 의사들의 손으로 바로 세우기 위해서다"고 역설했다.
노 위원장은 연설 도중 갑자기
식칼을 꺼내 자신의 목에 들이댔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 정부는 의료를 살리겠다고 하면서 오히려 의료의 목에 칼을 들이대고 있다. 대한민국 의료제도는 이미 피를 흘리고 있고, 의사들도 피를 흘리고 있다"고 호소했다.
또 노 위원장은
의료혁명이 필요한 때라고 단언했다.
그는 "오늘은 우리들의 의로운 투쟁, 즉 혁명이 시작되는 날"이라면서 "올바른 의료의 가치가 세워지고, 올바른 의료제도가 세워지도록 단 한 걸음도 물러서지 말고, 반드시 의료혁명을 이루어 내자"고 밝혔다.
의협은 투쟁결의문을 통해 "정부는 원격의료를 위한 의료법 개악과 영리병원을 도입하기 위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추진을 즉각 중단하고, 저부담, 저수가, 저보장 체제의 잘못된 건강보험제도를 전면 개혁하라"고 촉구했다.
이와 함께 의협은 "의약분업의 원칙을 훼손하는
대체조제 활성화와
성분명 처방 추진 움직임을 즉시 중단하고,
선택분업으로 전환하라"면서 "관치의료를 중단하고 합리적인 의료정책 결정구조를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이제 관심은 대정부 선전포고 이후 의협 비대위가 어떤 투쟁 행보를 할 것인가로 모아지고 있다.
비대위 강청희(의협 총무이사) 간사는 "전체적으로 투쟁 강도를 높여갈 것"이라면서 "21일 비대위 전체 워크샵에서 향후
타임 스케줄이 결정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최후의 보루는
파업"이라면서 "정부가 의료계의 요구를 어느 정도 반영해 합의점에 도달하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그 길을 가는 것"이라고 못 박았다.
그는 "큰 집회를 열었기 때문에 앞으로 지역별 반상회와 같은 투쟁계획을 세울 것"이라면서 "다시 한번 의사궐기대회를 연다면 그것은 파업까지 염두에 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보건의료노조가 대정부 투쟁에 참여한다는 것은 국민과 함께 투쟁을 한다는 것"이라면서 "정부도 이를 무시하진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날
유지현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의사궐기대회에 참석, 연대사를 하면서 원격진료와 영리병원를 저지하고, 적정 부담, 적정 급여, 적정 수가를 위해 함께 투쟁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청희 간사는 "투쟁의 1차목표는 원격진료, 영리병원을 막는 것"이라면서 "이후 2차, 3차 목표를 향해 투쟁하는 것으로 잡았다"고 환기시켰다.
의협 비대위는 의약분업 파기선언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날 궐기대회에서도 의약분업 폐기, 선택분업 전환 구호가 적지 않게 터져나왔다.
강 간사는 "약사회 산하
약학정보원이 환자 정보를 빼돌리고, 복지부는 약국 대체조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약사들에게 장려금까지 주고 있다"면서 "이로 인해 의약분업이 자동 폐기된 게 아니냐"고 되물었다.
의협은 이날 궐기대회에 대한의학회 김동익 회장, 병협을 대표해 나춘균 보험위원장이 참석한 것에 대해서도 상당한 의미를 두고 있다. 의료계 전체 직역을 아우르는 투쟁을 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21일 의협 비대위 워크샵 이후 의료계의 대정부 투쟁 방향과 일정이 어떻게 가닥이 잡힐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