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0건을 처방해 317건 삭감, 289건을 처방해 286건 삭감.
2012년 선별집중검사 대상 항목에 갑상선검사가 포함된 후 한 대학병원 교수들의 건강보험 급여비 청구 성적표다.
이러한 이유로 삭감률이 5%에 육박할 정도로 치솟았다.
하지만 6개월만에 0.5%로 낮췄다. 어떻게 이러한 일이 가능했던 것일까.
서울아산병원 적정진료팀 홍미란 UM(Unit Manager)은 20일 보험심사간호사회 제4차 건강보험 연수회에서 이같은 노하우를 전수했다.
그렇다면 이처럼 삭감률이 급등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선별집중심사 대상 항목에 갑상선기능검사와 갑상선검사(4종 이상)를 포함시켰기 때문이다.
2012년 심평원은 갑상선기능검사를 선별집중심사 항목에 포함시켰으며 2013년도에는 종양표지자 검사와 갑상선검사로 이를 확대했다.
이러한 조치는 즉각적으로 병원에 타격을 가져왔다. 2012년 2월
0% 기록했던 갑성산검사 삭감률이 불과 4달만에 4%가 넘게 뛰었기 때문이다. 처방건수는 제자리였는데 말이다.
홍 UM이 이를 분석한 결과 원인은 항마이크로좀항체에 있었다. 현재 갑상선 Screening 검사 결과 이상이 있는 경우만 급여가 인정되지만 교수들이 보다 정확한 검사를 위해 이를 계속해서 검사에 포함시키고 있었던 것이다.
실제로 홍 UM이 이러한 문제를 인식하고 분석한 결과 한 교수는 항마이크로좀 항체 검사를 시행해 청구한
320건 중 317건이 삭감됐으며 또 다른 교수는 289건을 시행해 286건이 삭감됐다.
그동안 일률적으로 처방하고 오더를 내린 것들이 삭감률 증가로 이어진 것이다.
이에 따라 서울아산병원 적정진료팀은 즉각 내분비내과와 협의를 진행해 그동안 기본
6종의 검사로 진행되던 Set 코드를 기본 3종으로 변경했다.
나머지 3종은 필요시에만 선택 처방할 수 있도록 조치한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조치만으로는 상황이 그리 나아지지 않았다. 상당수 교수들이 혹시 모를 상황을 위해 선택 처방을 지속했기 때문이다.
결국 아산병원 적정진료팀은 특단의 방법을 강구했다. 모든 갑상선기능
검사를 모두 예약 검사로 변경한 것이다. 즉, 교수가 무의식적으로 지속 처방하는 것을 미리 점검하는 시스템이다. 또한 삭감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처방 코드들도 아예 목록에서 삭제했다.
그러자 효과는 즉각적으로 나타났다. 2012년 6월 4.5%까지 올라갔던 내분비내과 삭감률이 7월에는 3%미만으로, 9월에는 2%미만으로 내려가
2013년 7월에는 0.3%대까지 하락했다.
같은 해 선별집중심사 항목에 포함된 내과 종양표지자 검사 또한 같은 조치를 취했다. 그 결과 무려 14.35%까지 올라갔던 삭감률은 현재 5%대로 안정화 되어 가는 중이다.
홍미란 UM은 "삭감률이 상승할 때 빠르고 정확하게 원인을 분석하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며 "특히 처방부터 청구를 반영해 전산에서부터 원천적으로 삭감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