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의 바이탈이 갑자기 흔들린다. 쇼크 사인이다. 의사들이 즉각 기도삽관을 하며 중심정맥관 삽입까지 시행한다. 하지만 이 모든 과정을 주도하는 것은 전공의다.
세브란스병원이 최근 개발한 시뮬레이션 기반 수련 시스템의 일부 과정이다.
그동안 강의실이나 세미나실에서 스터디 형태로 진행하던 쇼크 상태 대처교육. 세브란스병원은 이 모든 과정을 그대로 시뮬레이션으로 옮겼다.
말하자면 과거 강의 중심의 교육을 최대한 진료 현장에 맞춰 간접 체험하는 방식으로 전환한 것이다.
Sim shock Pilot로 이름 붙여진 이 과정은 박인철 실기교육위원회 위원장을 필두로 소아청소년과 고홍 교수, 산부인과 권자영 교수, 흉부외과 이창영 교수 등으로 구성된 시뮬레이션팀이 기획했다.
그동안 쇼크 상태 인식과 원인 파악, 치료 등을 글로만 배워서는 실제 진료 현장에서 대처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이 교육에 참여하면 전공의들은 쇼크 상태로 설정된 시뮬레이터에 기도삽관과 중심정맥관 삽입 등 술기를 시행하며 실제 환자처럼 치료할 수 있다.
이 모든 시나리오는 실제 임상에서 일어나는 사례를 토대로 개발했으며 환자가 안정화에 접어들 경우 전공의들 스스로 각자의 처치에 대해 의견을 나누며 부족한 점을 보완하게 된다.
최근 내과와 외과, 산부인과, 흉부외과, 응급의학과 등 6개 전문과목 12명의 전공의를 대상으로 시범적으로 이 교육과정을 시행한 결과 만족도는 상당했다.
과거 눈동냥이나 귀동냥으로 배울 수 밖에 없었던 내용들을 실제로 경험한 것에 대한 만족감이다.
이에 따라 세브란스병원은 다음 단계로 소아과정을 준비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타당성을 다시 한번 점검한 뒤 전공의 수련 커리큘럼에 정식 과정으로 포함시킬 계획이다.
시뮬레이션 TF팀을 이끄는 정현수 교수는 "전공의들이 실제 환자를 직면했을 때 신속히 대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이번 교육의 목적"이라며 "강의실에서 벗어나 시뮬레이션을 통해 경험적, 몰입형 수련을 시키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시뮬레이션 교육을 통한 새로운 수련 프로그램을 정립할 것"이라며 "진료현장에서 전공의들의 역량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