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병원 송정수 교수(류마티스내과)는 병원에서 유명인사다. 직원들 사이에서 그를 모르면 간첩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다.
이는 다름 아닌 그의 왕성한 동호회 활동 덕분.
송 교수는 누구 못지 않게 직함이 많은 편이다. 중앙대병원 류마티스내과 분과장이자 류마티스학회 정보이사 겸 통풍연구회 회장. 이외에도 내과학회 등 여러 학회에서 왕성하게 활동 중이다.
학회 활동만으로도 숨 돌릴 틈도 없어 보이지만 그는 중앙대병원 야구동호회 겸 탁구동호회 회장으로 동호회에 강한 애착을 보이며 직원들과 많은 시간을 함께 하고 있다.
그가 회장을 맡고 있는 야구동호회 '숨(Breath)'은 행정·사무직 30여명으로 결정된 모임으로 매주 다른 팀과 경기를 연다.
그 때마다 직접 경기장을 찾아 직원들과 함께 호흡하고 1년에 한번씩은 전지훈련 명목으로 MT도 함께 떠난다.
"지난 2011년 첫 시합을 했을 땐 첫번째 타자로 나서기도 했지만 요즘엔 시구 정도만 한다. 하지만 직원들과 친목 도모할 수 있는 자리는 가능한 자주 마련하려고 한다."
화기애애한 동호회 분위기 덕분인지 초반에 저조했던 실력도 향상됐다.
"초반에는 번번이 패했지만 직원들이 개인레슨도 받고 훈련도 실시한 결과 최근 승률은 5할에 달할 정도다. 운동을 통해 성취감을 얻은 직원들은 업무 효율도 높아지고 나 또한 즐겁다."
또한 송 교수는 병원 직원 50여명으로 구성된 탁구부 회장으로 매주 수요일 정기모임에 참여한다.
간판만 회장으로 걸어두는 게 아니라 매달 셋째주 수요일에 열리는 월례 경기에도 참여하고 1년에 한번씩 떠나는 전지훈련 겸 MT에도 가족을 데리고 갈 정도로 열성이다.
송 교수가 이처럼 동호회 활동에 열심인 이유는 간단하다. 야구, 탁구 등 스포츠 그 자체가 즐겁고 직원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신나기 때문.
"야구동호회가 결성된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참여 의사를 밝혔을 정도로 좋아한다. 또 매일 의사들끼리만 교류하다가 여러 직원들과 접촉하는 것은 나에게 새로운 경험이다."
그는 의과대학 시절 야구부 주장으로 활동했다. 당시 전국 의과대학 체육대회에서 우승을 거머쥐었을 정도로 나름 실력도 출중했다고.
하지만 레지던트를 거쳐 바쁜 병원 생활에 치여 살다보니 야구는 잊고 살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바쁜 시간을 쪼개서라도 야구를 즐길 수 있는 요즘이 더 없이 행복하단다.
물론 희생해야 할 부분도 있다. 여가생활을 즐기는 만큼 주말인 일요일은 병원에서 주로 시간을 보낸다.
일요일 오전에 잠시 가족과 시간을 갖고 오후부터 밤 12시까지는 연구실에서 각종 연구활동이나 논문 작성, 강의록 작성 등 학술적인 업무를 처리한다. 지난해 말에는 '한국인 맞춤형 통풍 치료 지침'도 발표했다.
"주중에도 학술모임에 동호회 모임까지 참석하다보니 밤 10시 전에는 귀가하기 힘들고 주말에도 병원 연구실에 있다보니 일주일 내내 집에서 밥을 먹을 일이 없다."
요즘 그의 고민은 차기 회장을 누구에게 물려주느냐이다.
그동안 자신이 직원들과 함께 동호회를 하면서 느꼈던 장점을 후배 의사들도 경험했으면 하는 게 그의 바람이기 때문.
보다 많은 의사들이 행정·사무직 등 다른 직원들과 교류의 장을 넓혔으면 하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직원들과 스포츠를 함께 즐기다보니 동료의식도 강해지고 끈끈한 정을 느낄 수 있다"면서 "의사와 직원들이 서로에 대해 이해와 배려가 깊어지니 업무 효율이 향상되는 건 말할 것도 없다"면서 거듭 동호회 예찬론을 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