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었다.
모 구의사회 회장이 반복되는 노환규 의협회장과 시도의사회 회장의 갈등을 정신분석학적으로 분석한 것이다.
그의 결론은 다음과 같다.
자기애가 강한 사람일 수록 타인과의 대인관계에서 마찰을 빚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 즉 노 회장을 나르시스트라고 정의했다.
그는 "정신분석학적으로 보면 노 회장은 나르시스트에 가깝다"면서 "반복되는 시도의사회와 노 회장의 갈등 구조는 결국 타인의 말을 듣지 않고 자기 자신에게 애착하는 성향에서 비롯된다"고 밝혔다.
기대를 모았던 의-정 협의 결과가 도출된 지 불과 반나절도 되지 않아 노환규 의협 회장은 결과를 수용할 수 없다는 공식 입장을 밝힌 데 대한 쓴소리인 셈.
그는 "협상단에 협상권을 위임했으면 그냥 도출된 결과를 가지고 대회원 투표에 맡겨야지 협의 내용 자체가 마음에 안든다고 판을 뒤엎어서는 안된다"면서 "타인의 이야기를 조금만 경청하면 내부 분란을 줄일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협상단을 이끌었던 임수흠 전 협상단장도 비슷한 생각을 드러낸 바 있다.
그는 "권한을 위임받아 협상한 결과를 두고 노 회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제 원칙은 다르다"면서 "위임을 시킨 후 의견이 정리됐으면 (이견 때문에 사퇴하는 것 대신) 이에 따르는 게 맞다"고 전했다.
모 개원의사회 회장 역시 순전히 노 회장의 '나르시스트'적인 면모가 싫어서 투표를 기권했을 뿐 아니라 주변 동료들에게도 투표를 독려하지 않는다고 귀띔했다.
차라리 의-정 협의 결과를 두고 회원들이 직접 파업 여부를 판단하게 맡겼다면 어땠을까. 아니면 의-정 협의 공동기자회견을 거부하고 파업으로 중지를 모았다면 어땠을까.
매우 잘생긴 외모로 사람들의 구애를 받았던 그리스 신화 속 나르시스가 결국 호수에 비친 자기 모습을 쫒아 물에 뛰어들었다가 익사했다는 사실은 한번쯤 되새겨봐도 되지 않을까.
의료계 총파업의 향방이 드러날 중요한 한 주, 노 회장의 판세 뒤집기가 '독선'이었는지 아니면 '추진력'이었는지 곧 판가름이 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