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이 21일 오전 9시부터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동시에 의사 총파업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투표에 들어갔다. 이번 투표는 24일 자정까지 계속하며, 의협은 전체 유권자 50% 이상이 투표에 참여하고, 이들 중 50% 이상이 찬성할 경우 3월 10일부터 총파업에 들어갈 방침이다. 전체 유권자는 6만 9923명이다.
이번 총파업 찬반 투표율이 50%를 밑돌든, 그 이상이 나오든 의료계는 힘과 지혜를 모으지 않으면 극복할 수 없는 엄청난 상황을 맞게 될 것이다. 이미 노환규 회장은 투표율이 50% 미만으로 나올 경우 거취를 결정하겠다고 선언했다. 투표율이 50%를 넘고, 총파업 찬성이 50% 이상이냐, 이하냐에 따라서도 의료계는 극심한 혼란을 겪게 될 게 자명하다.
문제는 의협이 이런 여러 상황에 맞는 대응 메뉴얼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다 의료계는 지금 의협 노환규 회장과 비대위의 갈등, 투쟁 방식를 둘러싼 이견 등으로 오합지졸 행태를 보이고 있다. 이러다간 2000년 의약분업 반대 투쟁의 악몽이 재연될 수밖에 없고, 의료계는 또다시 패배주의에 빠져들 것이다. 따라서 이런 비극을 막기 위해서는 의료계 지도자들이 힘을 모아야 한다. 서로를 향한 삿대질을 중단하고, 앞으로 다가올 의정 대치 국면에 어떻게 대응할지, 어떻게 대국민 여론을 유리하게 이끌면서 협상에 임할지, 목표를 어디에 둘 것인지 등을 고민해야 한다. 이럴 때일수록 말을 아끼는 자제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