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원장 이철희)이 지난 11일 뇌혈관, 심장혈관, 대동맥, 말초혈관 등 인체 모든 혈관의 혈관조영수술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혈관조영수술실을 오픈하고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고 12일 밝혔다.
하이브리드 혈관조영수술실은 한 장소에 중재적 시술과 외과 수술이 모두 가능한 혈관 조영장비와 수술 장비를 구비해 '수술'과 '중재술'이 동시에 가능한 첨단 치료 방법의 하나로 세계 유수 대형 병원들이 앞다퉈 도입하고 있는 최신 트렌드 시스템.
분당서울대학교병원은 인체 모든 혈관의 조영수술을 위해 신경외과, 혈관외과, 흉부외과는 물론이고 마취과, 영상의학과 등 여러 진료과의 전문의들이 하이브리드 혈관조영수술실에서 함께 환자를 진단하고 치료하는 다학제적 협진을 시스템으로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하이브리드 혈관조영수술실을 이용하면 혈관조영술을 받는 환자의 안전성이 크게 확보된다.
뇌동맥류 치료를 위해 혈관조영 시술을 받던 중 뇌혈관이 터지는 응급상황이 발생하거나, 좁아진 심장혈관에 스텐트를 삽입하던 중 혈관이 터졌을 때 공간의 이동 없이 그 자리에서 바로 응급수술이 가능하다.
혈관조영시술은 대부분 전신마취 하에 이뤄지기 때문에 마취과 의료진의 지속적인 관리를 받을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이런 덕분에 수술을 망설였던 고령 환자나 기저질환이 많은 고위험군 환자라도 안전하게 수술을 받을 수 있게 될 전망이다.
가슴을 여는 심장수술이나, 머리를 열어서 하는 뇌수술 환자에게도 하이브리드 혈관조영수술실은 유용하다.
특히 뇌동맥류가 파열되어 발생하는 뇌지주막하출혈 환자의 경우 뇌혈관조영검사 후 환자 이동 없이 전신마취 하에 뇌동맥류 코일 시술 혹은 수술이 가능하다.
또한 생명이 위급한 대동맥류 파열 환자의 경우에도 응급 조영검사 및 치료가 한자리에서 가능하여 시간의 지연을 대폭 줄일 수 있다.
무엇보다 이 모든 응급 과정에서 마취과의 전문적 관리를 받을 수 있어 환자의 혈압, 심장기능, 호흡기능 관리가 가능한 장점이 있다.
작게 절개하는 최소침습수술에 강점을 갖고 있는 분당서울대학교병원은 그동안 아시아 신진 의사들에게 혈관조영수술을 교육하는 센터 역할을 해왔다.
뇌혈관, 심장혈관, 대동맥, 하지동맥 등의 혈관조영수술을 배우기 위해 매년 인도네시아, 일본, 필리핀, 태국, 터키, 홍콩 등지의 의사들이 짧게는 4개월부터 길게는 1년 이상 분당서울대병원에 머물렀다.
분당서울대병원에서는 하이브리드 혈관조영수술실을 오픈하면서 세계적인 센터로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이철희 원장은 "이미 매년 약 1600여건의 혈관조영수술과 5000여건의 혈관조영검사(뇌, 심장, 말초혈관)를 시행하고 있는데 이는 병상수 대비 국내 최고 수준"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새로 오픈한 하이브리드 혈관조영수술실에서는 환자에게 더 안전하고 질 높은 서비스가 가능하기 때문에 뇌혈관, 심장-대동맥, 말초혈관의 치료 성공률을 더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