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의료업계의 해외 진출 사업은 초창기 난이도 높은 의료서비스 제공을 위한 해외 진료부터 시작해 이후 국내 의료기술 성장과 함께 외국인 환자 유치를 위한 의료 관광으로 발달했다.
현재는 시설 및 장비 구축, 병원정보시스템 수출, 의료진 교육 등 병원의 해외진출 산업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아시아·아프리카 등 현재까지 의료시설이나 인력 등이 부족한데 반해 자본시장의 성장으로 국민들의 의료서비스 수요가 커지고 있는 이머징 마켓이 수출 기회가 높은 시장이다.
이 국가들은 해외 기업의 기술을 통해 의료 현대화를 빠르게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이 시장에 대한 접근 모습은 해외 유수 기업과 국내 기업이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오스트리아의 바메드그룹은 전 세계 약 70개국에 600개 이상의 병원을 지은 대표적인 병원 수출 기업이다.
바메드그룹은 의뢰 받은 지역의 특성을 반영해 병원 설립을 진행한다.
프로젝트 기획과 건설부터 인적 자원 및 조직 관리, 의료진 교육, 정보시스템 구축 등과 같은 소프트웨어적인 측면까지 책임져 하나의 완전한 병원을 만들어 낸다.
이뿐 아니라 의료산업의 산업화를 통해 헬스케어에 특화된 인력을 개발하고, 재투자를 통해 국경의 구애 없이 전 세계 병원 프로젝트 및 헬스리조트 사업을 펼치고 있다.
상당한 규모를 가진 대형 기업은 바메드그룹 뿐만 아니라 오스트리아 오델가, 미국 클리블랜드클리닉, 싱가포르 파크웨이홀딩스·래플즈병원 등 상당히 많다.
여기에 새롭게 뛰어들고 있는 기업과 국가도 경쟁에 가세하고 있다.
이에 반해 한국의 경우 병원에서 진행하는 사업은 해외 환자 유치를 위한 제한적인 역할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또한 대부분의 사업이 주로 건설회사 주도로 진행되고 있다.
건설회사가 리더십을 가지고 있는 점은 우리나라의 해외 진출 사업이 병원의 외형을 만드는 작업에 집중돼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즉, 국내 건설사들은 의료기기를 공급하고, 병원 경영과 같은 내부적 사항을 책임질 수 있는 또 다른 협력체를 필요로 한다.
앞서 언급한 세계적인 그룹들과 같은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개별적인 움직임이 아닌 정부·병원·산업의 유기적인 협력을 통한 헬스케어 산업화와 한국을 대표하는 강력한 브랜드 육성이 절실하다.
한국 지멘스 헬스케어는 현재 해외 비즈니스 중 몽골과의 협업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단지 몽골에 의료장비를 수출하던 범위를 넘어서 몽골 대표적인 대기업과 MOU를 체결함으로써 의료 지식 및 기술에 대한 컨설팅을 통해 낙후된 몽골의 의료 환경 개선을 파트너십의 형태로 꾸준히 유지해왔다.
물론 해외 고객의 마음을 얻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특히 헬스케어시장의 경우 의료 수준의 질을 높이는 것과 의료 수출을 체계적으로 담당할 수 있는 헬스케어 전문가에 의한 강력한 한국만의 의료 전문브랜드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이제는 한국도 헬스케어를 본격적인 산업으로 성장시킬 때이다.
우리나라는 의료의 질이나 의사 교육 수준 등이 이미 세계 어느 나라보다 높다.
병원과 헬스케어 파트너가 상생하는 모델로서 부가가치를 창출한다면 가까운 미래에 국제 의료 무대에서 충분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
경쟁이 치열한 해외 의료시장에 국내 브랜드가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하루 빨리 정부·병원·산업 역량을 한데 모아 진출 영역을 확장하고 경쟁력을 키우는 데 집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