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법인 중소병원의 퇴출구조가 시급하다. 인수·합병을 제도적으로 막다보니 오히려 음성적으로 흘러 들어가고 있다."
대한중소병원협회 홍정용 회장은 12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중소병원 퇴출구조 부재에 따른 부작용을 지적하며 제도적 장치를 촉구했다.
그는 "중소병원의 주장과는 달리 의사협회는 병원의 공룡화를 우려하고 있지만 이는 기우에 불과하다"면서 "도산한 중소병원은 도망다녀야 할 판인데 이를 막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청회를 통해서라도 의료법인의 인수·합병의 장단점에 대해 토론의 장을 가질 필요가 있다"면서 "더 이상 방치하면 음성화되는 부작용을 점점 더 막기 힘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에는 '병원 운영이 잘 되서 자식에게 어떻게 물려줄 것인가'를 고민했다면 요즘은 '병원이 파산해서 자식에게 빚을 물려주면 어쩌나'를 고민해야 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날 간담회에 자리한 중소병원협회 임원들은 하나같이 중소병원의 퇴출구조 필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유인상 사업위원장은 퇴출구조가 없다 보니 발생하는 각종 부작용 현상에 대해 토로했다.
그에 따르면 평균적으로 중소병원이 파산하기까지 3~4년이 걸린다.
인수·합병을 통해 병원을 처분하고 싶어도 제도적으로 막혀있다보니 울며 겨자먹기로 병원 운영을 유지하는 게 현실이다.
문제는 이들이 병원을 유지하기 위해 불법 청구의 온상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유 사업위원장은 "각종 부작용 현상을 없애기 위해서라도 퇴출구조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송 부회장은 중소병원협회가 발전방안을 고민하는 게 아니라 도망갈 대책을 얘기해야 할 정도로 중소병원의 현실이 척박하다며 한탄했다.
그는 "어떻게 이지경이 됐는지 답답하다"면서 "어떻게 하면 중소병원을 살릴 수 있을 것인가 진지한 고민이 필요할 때"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