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9대 대한의사협회 회장 선거에 출마한 5명의 후보자들의 성향을 분석할 수 있는 판단 자료가 도출됐다.
전국의사총연합이 각 후보군으로부터 제출받은 공개질의서를 보면 서로 엇비슷한 공약을 내걸었던 후보자들조차 일부 항목에서 분명한 성향 차이를 보이고 있어 후보자 선택에 유용한 판단 근거로 작용할 전망이다.
앞서 각종 의료 현안에 대해 각 후보자별로 공개질의서를 보낸 전의총은 26일 그 답변을 최종 정리했다.
각 후보들이 서로 엇비슷한 공약을 내걸었던 까닭에 원격의료, 한방 및 규제 기요틴 항목에서는 큰 차이를 볼 수 없었던 반면 ▲강제지정제 등 의료제도 개선 ▲의약분업 철폐 ▲의협 내부 개혁 ▲리베이트 쌍벌제 대응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문제 등에서는 극명한 시각차를 보였다.
먼저 새롭게 이슈로 떠오른 의약분업과 관련해 이용민, 송후빈 후보는 의원급은 일본식 선택분업, 병원급은 직능분업을 주장했다.
추무진 후보는 병의원 모두 선택분업을 주장한 반면 임수흠 후보는 답변을 유보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병의원 모두 직능분업 도입을 주장한 조인성 후보의 답변이다. 의원급이 대체로 직능분업 보다 선택분업에 찬성하고 있다는 점에서 병의원 모두의 직능분업 도입 주장은 파격으로 읽힌다.
강제지정제 관련 항목에서도 조인성 후보만 소수 의견을 내놨다.
여타 후보들은 강제지정제 폐지 헌법소원 및 기타 방법의 투쟁을 주장한 반면 조인성 후보는 "강제지정제 폐지가 아직 시기상조이므로 강제지정제 폐지보다 다보험체계 도입 논의를 먼저 해야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의협의 내부개혁에 관한 질문에서는 타 후보들이 진보적 색채를 드러낸 반면 임수흠 후보는 보수표 집결이라는 승부수를 띄웠다.
대의원 및 대의원 의장 불신임 제도 도입에 대해 임수흠 후보는 반대를 나타냈고 추무진, 이용민, 송후빈 후보는 찬성했다. 조인성 후보는 대의원회 결정사항이라고 답변했다.
광역시도의사회장들의 중앙 의협 이사직 참여에 대해서도 임수흠 후보만 반대, 나머지 후보들은 전부 찬성을 나타냈다.
개원의 대표 단체 법인화에 대해서도 임수흠 후보는 "개원의 단체의 법인화라는 흐름이 있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의사 전체가 하나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나머지 후보들은 대부분 찬성하거나 긍정적으로 검토 의견을 냈다.
의학회의 대의원회 비율 축소 재조정 논의 문제도 임수흠 후보와 조인성 후보는 소통, 협력 언급으로 마무리한 반면 나머지 추무진, 이용민, 송후빈 후보는 축소 재논의를 주장했다.
한편 리베이트 쌍벌제 항목에서는 조인성 후보만 대체 완화 입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국회에서의 입지와 정치력을 강조해온 만큼 대체 완화 입법 추진에 대한 자신감을 표출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전 집행부의 리베이트 단절선언 철회 여부에 대해서는 임수흠 후보는 선택분업 투쟁으로 대응, 조인성·송후빈 후보는 조치를 취하지 않겠다는 의견, 추무진 후보는 회원들의 뜻을 묻겠다는 의견, 이용민 후보는 리베이트 단절선언을 철회하겠다는 의견을 냈다.
전공의 수련환경 평가기구에 대한 질문도 후보자들이 병원 측 표심을 의식하고 있는지 여부를 판별하는 기준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임수흠, 조인성 후보는 병협의 전공의 수련평가기구 참여에 찬성 입장을 보인 반면 이용민, 송후빈 후보는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전공의 추가 근로수당 지원에 대해서도 임수흠, 조인성 후보는 원론적인 지원을 언급한데 반해 이용민 후보는 소송 확대를 위한 지원 의사를, 송후빈 후보는 소송 확대를 위한 전공의 노조 활성화를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