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1년생. 의약품으로는 환갑을 넘은 나이. 그것도 2000년대 이후 신약이 쏟아져나온 고혈압약이라면? 대부분 시장에서 퇴물 취급을 받는다.
예외도 있다. 한국다케다제약 '마디핀정(마니디핀염산염)'이 그렇다. 고수는 고수를 알아본다고 했던가. 서울대병원이 '마디핀정'을 택했다. 출시 20년이 훌쩍 넘었지만 쓰임새가 있다고 판단한 까닭이다.
1991년생 '마디핀정'은 신약도 힘든 서울대병원 DC(3월)를 어떻게 통과할 수 있었을까.
순환기내과 의료진들은 '마디핀정'만의 차별성을 주목했다.
A병원 교수는 "마디핀은 대표적 칼슘통로차단제 암로디핀과 달리 L채널은 물론 T채널을 차단하며 지용성이 강한 특성을 지닌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결과 암로디핀과 동등한 강압효과에 추가적인 신장보호, 부종 감소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마디핀'은 국내 출시 25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1차 약제로 무난히 선택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B병원 교수는 "마디핀은 당뇨병, 단백뇨, 대사증후군 등과 같이 ARB 혹은 ACEI가 우선적으로 권고되는 동반질환 고혈압 환자에게 이들 약제 투여가 어렵거나 추가적 혈압강하 효과가 필요한 경우 고려할 수 있는 최적의 칼슘통로차단제"라고 평가했다.
'마디핀'의 서울대병원 입성에는 한국다케다제약의 효능과 안전성에 근거한 마케팅도 한 몫했다는 평가다.
실제 이 회사는 약은 좋지만 출시 후 빛을 보지 못한 제품을 다시 키우는데 일가견이 있다. 골다공증치료제 '에비스타(랄록시펜)', 당뇨병약 '액토스(피오글리타존)'이 그렇다.
업계 관계자는 "다케다제약은 국내 상륙 후 일부 품목에 대해 직접 마케팅을 펼쳤다. 이중 부진했던 올드드럭이 재평가를 받는 사례가 많아졌다. 다케다제약의 근거 중심 마케팅이 적중한 결과"라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