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에 없던 독감백신이 등장한다.
세포배양 3가와 유정란 4가 백신 모두 '국내 최초'라는 타이틀을 달고 시장에 나온다.
기존 제품과 차별성은 분명하다.
먼저 가짓수다.
말그대로 3가와 4가는 예방 커버리지가 다르다. 당연히 4가 백신을 보유한 제약사는 숫자 '4'를 강력하게 어필한다.
대한감염학회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WHO)는 매년 인플루엔자 원인이 되는 총 네 가지 바이러스주(A/H3N2, A/H1N1, B/Victoria, B/Yamagata) 중 당해 연도에 유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바이러스주 A형 2종과 B형 1종을 선정한다.
하지만 최근 10년간 WHO가 예측한 B형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주와 실제 유행한 바이러스주의 50%가 일치하지 않았다. 두 가지 B형 바이러스주가 동시에 유행하는 경우도 많았다.
이에 WHO는 B형 바이러스주 2종이 포함된 4가 백신을 권장하고 있다.
GSK 관계자는 "미국에서 3가 GSK 독감 백신 73%가 4가 GSK 독감 백신으로 전환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4가 백신은 GSK '플루아릭스테트라(유정란 방식)'만 허가된 상태다.
녹십자(유정란 방식)와 SK케미칼(세포배양 방식)은 승인 단계를 밟고 있다. 녹십자는 이르면 오는 9월 허가가 점쳐지고 있다. 다음달에 허가를 받으면 당장 올 하반기부터 4가 백신 시장에 뛰어들 수 있다.
세포배양 방식의 최초 3가 백신도 나온다.
SK케미칼의 '스카이셀플루프리필드시린지'다. 체내 면역 반응에 사용하는 바이러스를 개 신장 세포에서 대량으로 증식시켜 개발했다.
회사는 "세포배양 방식은 기존의 유정란 배양 방식과 비교해 바이러스 배양에 필요한 특정 세포를 사전에 대량으로 준비할 수 있다. 때문에 짧은 기간에 백신을 대량으로 공급할 수 있으며 동시에 계란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도 접종받을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다만 유정란 배양이나 세포 배양이나 제조 방식 차이에 따른 품질 차이는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가격은 세포 배양 백신이 비싼 편이다.
각 백신마다 장점이 있어 승부처는 가격에서 판가름이 날 수도 있다.
하반기 유통이 확정된 '플루아릭스테트라'는 GSK는 물론 유한양행, 보령바이오파마까지 3사가 동시에 담당해 가격을 정확히 책정할 수 없지만 GSK 3가 백신의 150%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단 병의원마다 공급물량, 인건비 등을 고려해 백신 접종비를 다르게 책정한다는 점은 고려해야 한다.
녹십자 4가 백신은 시장에 나올 경우 GSK보다 가격이 낮을 것으로 보인다.
150만 도즈를 공급할 것으로 보이는 GSK보다 공급량이 많고 국내 생산 제품이라는 점 등을 감안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정희진 교수는 "4가 백신이 필요한 대상을 중심으로 점진적으로 3가 백신이 4가로 전환될 것으로 본다. 가격적인 부분은 말하기 조심스럽지만 3가와 4가 백신 가격을 보고 비용 효율성을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변수도 있다.
SK케미칼표 4가 백신의 승인 일시다.
업계는 SK케미칼 4가 백신 허가 시점을 빨라야 10월로 보고 있다. 올해 독감 백신 시장에 뛰어들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
단 녹십자와 비슷하게 9월 승인이 이뤄진다면 유일한 세포배양방식 4가 백신이라는 프리미엄을 얻고 시장에 출격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