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이 멎은 환자가 다시 깨어날 수 있을지를 미리 예측하는 방법을 국내 의료진이 찾아냈다.
서울성모병원 응급의학과 박규남 교수팀은 2010~2013년 혼수상태에서 저체온 치료를 받은 환자 130명을 대상으로 진폭통합뇌파기(aEEG)로 뇌파 변화를 관찰했다.
aEEG는 신생아가 태어나는 과정 중 뇌손상 여부를 확인하는 신생아 뇌파 검사기기다. 신생아 두피에 전극을 붙여 뇌의 전기적 활동을 기록한다.
연구에 제1저자로 참여한 응급의학과 오상훈 교수는 "뇌활동 다채널 뇌파기를 이용해 감시하려면 심정지 후 치료과정 중 지속적으로 유지해야 하는 등의 어려움이 있다"며 "aEEG는 응급실 및 중환자실 의료진이 쉽게 부착하고 관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심정지 후 일반적으로 뇌 전체에 허혈 손상이 가해지고, 이 중 전두부 뇌손상이 적다는 것에 착안해 환자의 이마 3군데에 전극을 부착해 뇌파를 측정했다.
연구 결과 24시간 안에 혼수상태에서 정상뇌파로 돌아온 환자의 94.6%는 뇌손상 없이 건강하게 정상으로 회복했다. 36시간이 지나도록 정상뇌파로 돌아오지 못한 환자는 정상으로 회복하지 못했다.
즉, 24시간 내 환자 뇌파가 지속정상진폭을 회복하면 뇌손상 없이 좋은 예후를 보일 수 있다는 게 연구진의 결론.
박 교수는 "aEEG를 이용한 예후예측법은 응급실이나 중환자실 의료진이 직접 뇌 회복 정도를 확인할 수 있을 만큼 쉽고 정확한 획기적인 예후예측방법"이라며 "저체온치료가 종료되기 전에 환자의 예후를 빠르게 예측할 수 있어 환자의 뇌손상 정도에 따라 치료방법에 변화를 주는 새로운 전략으로 적용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박 교수팀의 연구결과는 심장의학 국제학술지 '순환(Circulation)' 최신호에 실렸으며 편집자 선정 우수 논문으로 선정돼 홈페이지 전면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