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제약사 여성 홍보담당자들이 줄줄이 둥지를 떠나고 있다.
개인마다 사정은 다르겠지만 글로벌(본사)에서 불고 있는 인원감축 현상도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많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하반기만 해도 D사 부장(헤드), G사 차장 등이 홍보직을 그만뒀다.
상반기에는 B사 부장(헤드)이 자리를 비웠다. M사 과장, L사 차장 등도 조만간 직장을 떠난다.
이유는 ERP(희망퇴직프로그램) 등 회사지침과 연동된 퇴사부터 타 업종으로의 이직, 휴식 등 개인사까지 가지각색이다.
한 퇴사자는 "본사 인원감축 지침에 한국지사도 영향을 받았다. 이같은 현상은 우리 회사 뿐만이 아니다. 특히 홍보팀의 경우 직접적으로 눈에 보이는 성과가 없기 때문에 다른 부서에 비해 더욱 감축 표적 대상이 된다"고 귀띔했다.
주목할 점은 예전과 같이 타 제약사로 이직 활동이 활발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다른 퇴사자는 "업계 전반적으로 조직 슬림화를 진행하면서 속칭 매물이 쏟아져나오고 있다. 수요는 적은데 공급은 많으니 자연스레 타 업계로의 이동이 많아지고 있다"고 바라봤다.
이어 "이렇다 보니 A사, M사, B사 등 신제품 등 이슈가 많은 회사도 홍보팀 인력이 1~2명에 불과한 실정이다. 과중한 업무는 스트레스로 이어져 스스로 휴직을 원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업계 전반적인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물론 퇴사를 기회를 삼으려는 사람들도 있다.
모 퇴사자는 "남편의 해외지사 발령으로 어쩔 수 없이 따라가야하는 상황이었다. 때마침 ERP가 진행됐고 다행히 목돈을 가지고 해외에 나가게 됐다. 재충전의 시간으로 삼고 3~4년 후 업계에 복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