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의료기기산업 육성을 위한 정책적 지원책으로 ‘의료기기산업의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안’(이하 의료기기산업육성법) 제정 필요성이 다시금 부각됐다.
23일 한국의료기기공업협동조합 제38회 정기총회 축사에 나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양승조 위원장과 보건복지부 보건산업정책국 양성일 국장은 현재 국회 계류 중인 의료기기산업육성법의 조속한 제정을 한 목소리로 촉구했다.
양승조 위원장은 “전 세계 의료기기시장은 약 3240억달러 규모로 매년 3% 이상 성장하고 있다”고 운을 뗀 뒤 “국내 의료기기시장은 매년 11%에 달하는 성장률에도 불구하고 세계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가 안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의 대외 수출규모가 세계 10위권임을 감안할 때 국내 의료기기산업에 대한 정부 지원이 이뤄진다면 발전 가능성과 잠재력은 무한하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새누리당 김기선(현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이 지난해 7월 대표 발의해 현재 국회 심의 중인 의료기기산업육성법이 반드시 통과될 수 있도록 보건복지위원회 차원에서 약속하겠다”고 강조했다.
보건복지부 정진엽 장관 축사를 대독한 보건산업정책국 양성일 국장 역시 의료기기산업육성법의 조속한 제정 필요성을 피력했다.
양 국장은 “국내 의료기기산업은 지난 5년간 생산액이 연평균 10.4%, 수출은 13% 성장해 고성장을 이뤄왔다”며 “하지만 국내 의료기기업체들은 해외 유수 기업에 비해 여전히 영세함의 굴레를 못 벗어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복지부는 국내 의료기기산업 지원을 위해 업계 지근거리에서 시장 전반에 걸친 고민을 듣고 해결하고자 지난해 11월 (심평원에) ‘의료기기산업 종합지원센터’를 개소해 신개발 의료기기 시장 진입 전주기 통합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오는 3월에는 산·학·연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의료기기산업발전기획단을 꾸려 정책개발에도 나설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현재 국회 계류 중인 의료기기산업육성법은 의료기기산업에 대한 종합적인 지원이 가능한 만큼 반드시 통과돼야 한다”고 역설하고 “복지부는 식약처를 비롯한 관계부처와 적극 협력해 하루 속히 관련법이 국회를 통과해 제정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해 김기선 의원이 대표 발의한 의료기기산업육성법은 2012년부터 본격 시행된 ‘제약산업육성법’ 뼈대를 고스란히 가져온 의료기기산업 육성·지원책을 담고 있다.
즉 제약사와 의료기기업체라는 대상만 다를 뿐 지원 계획은 대부분 동일하기 때문에 소위 이란성 ‘쌍둥이 법’으로 이해할 수 있다.
보건복지부가 시행 주무기관인 관련 법안 내용을 살펴보면, 복지부장관은 의료기기산업 발전기반 조성을 위해 5년마다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매년 의료기기산업·지원시행계획을 수립·시행해야 한다.
또 복지부장관 소속으로 의료기기기업 인증 업무 등을 심의하는 의료기기산업육성·지원위원회를 두되 위원회 중 2분의 1은 산업통상자원부장관 추천 위원을 포함토록 했다.
의료기기산업육성법에는 ‘혁신형 의료기기기업’ 인증제도 포함돼있다.
복지부장관이 의료기기 연구개발 활동과 기술적·경제적 성과가 우수한 의료기기기업을 혁신형 의료기기기업으로 인증토록 한 것.
인증 유효기간은 3년으로 최초 인증 이후 3년마다 재평가를 통해 인증 연장이 가능하다.
특히 선정된 혁신형 의료기기기업은 10년간 ▲국가연구개발사업 참여 우대 ▲조세 감면 ▲연구시설 건축 특례 ▲부담금 면제 등 지원이 이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