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과 수술은 개복을 시작으로 내시경을 거쳐 복강경·최소침습으로 발전을 거듭해왔다.
진화하는 외과 술기와 비례해 수술에 필요한 첨단 의료기기 역시 그 수가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의료진과 의료기기가 환자를 치료하고 살리는 ‘수술실’은 외과 술기와 의료기기의 양적·질적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 채 정체돼있다.
늘어난 의료기기만큼 수술 공간은 비좁고 바닥에 어지럽게 놓인 각종 전원케이블은 의사와 간호사들의 이동을 가로막고 있다.
더욱이 의료진들의 동선을 고려하지 않은 비효율적인 의료기기 배치와 함께 공기조화기, 무영등, 실내등, 전화기 등 수많은 주변기기 제어를 수동 조작해야 하는 수술실 환경은 의사와 간호사들의 수술 집중력을 떨어뜨릴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해 늘어나는 수술시간과 쌓여가는 피로감은 병원과 환자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터치 패널을 사용해 복잡하고 다양한 의료기기와 주변장비들을 정확하고 쉽게 제어할 수 있는 ‘Smart Safe OR’(Operating Room)이 이러한 수술실 환경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올림푸스한국은 21일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론칭을 발표한 수술실 통합 시스템 ‘엔도알파’(ENDOALPHA)가 의료진과 환자 모두에게 스마트하고 안전한 수술 환경을 제공하고 외과 수술 발전에 공헌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엔도알파는 각종 의료기기와 주변기기를 네트워크상에서 하나로 통합, 간단한 터치 패널로 제어해 수술 과정의 효율성을 높이고 의료진과 환자 모두에게 쾌적하고 안전한 수술 환경을 제공하는 일종의 수술실 통합 시스템(System Integration).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올림푸스 아시아태평양 이토 히로유키 SP(Surgical Product)그룹장은 엔도알파를 ‘수술실의 혁명’이라고 소개했다.
올림푸스에 따르면, 엔도알파는 간단한 터치 패널 조작만으로 복잡하고 다양한 수술실 내 장비들을 정확하고 쉽게 제어할 수 있다.
각종 의료기기부터 조명·무영등·수술대 등 주변장비까지 한 곳에서 조정할 수 있기 때문에 의사와 간호사들의 동선을 줄여 수술 과정의 효율성을 향상시킨다.
이는 의료진과 의료기기 간 접촉을 줄여 감염 위험을 낮추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터치 패널에는 각각의 의료기기 설정 값, 조명 밝기 등 수술 환경을 집도의 및 수술 타입별로 저장해 놓은 후 한 번의 터치로 불러오는 프리셋(preset) 기능이 있다.
이 기능은 의료진과 환자 특성에 따른 맞춤형 수술 환경을 제공해 수술 전 준비시간을 줄이는 한편 정형화되고 순차적인 수술 진행을 돕는다.
수술실에 국한되지 않고 외부와의 원거리 커뮤니케이션과 원격 컨설팅이 가능한 ‘비디오 매니지먼트’ 기능 역시 엔도알파의 장점 중 하나.
이 기능은 벽면이나 무영등에 설치된 카메라로 수술 장면을 촬영해 네트워크로 송출하면 외부의료진이 태블릿 PC로 이를 지켜보고 필요한 조언을 해주는 화상 컨설팅과 함께 점점 활용도가 커지고 있는 라이스 서저리(Live Surgery)와 화상 회의에도 유용하다.
엔도알파는 또한 의료기기를 수술실 천장 펜던트(Pendant)에 탑재해 수술실 간 이동과 의료진과의 접촉을 최소화시켜 의료진과 환자 모두에게 편안하고 안전한 수술실 환경을 제공한다.
이밖에 수술실 내부 벽면은 기능적 인테리어 측면에서 강화 유리 소재를 채택했다.
강화 유리는 내구성이 뛰어나 충격이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표면에 생길 수 있는 흠집을 방지해 미생물이 자라는 환경을 억제하고 이를 통해 잠재적인 감염 가능성을 줄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올림푸스한국 권영민 SP사업본부장은 “일본 사가대학병원에서 약 2800건의 임상시험 결과 엔도알파 도입 후 수술별 4분 정도 시간을 단축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환자 케이스와 수술 난이도에 따라 시간 단축은 달라질 수 있다”며 “중요한 점은 의료진들이 엔도알파의 컨트롤 패널을 통해 쉽고 정확하게 의료기기와 주변기기를 통합 제어함으로써 휴먼 에러를 줄이고 환자 수술에 더욱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