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원 을지병원과 대전 을지대병원이 파업 장기화 국면을 맞이하면서 급격히 병상가동률이 떨어지고 있다.
4일 현재 을지병원과 을지대병원은 파업 26일째를 맞아 간신히 외래를 유지하면서 병상은 극히 일부만 열고 있는 상태다.
3일 을지병원 및 을지대병원 관계자에 따르면 노조원 중 간호사 비중이 높은만큼 병동 운영에 차질을 빚고 있다.
서울 을지병원의 경우 기존 600병상에서 현재 200병상만 운영하고 있는 상태로 병상가동률이 30%까지 추락했다. 대전 을지대병원 또한 300병상 이하로 낮아졌다.
을지병원 관계자는 "그나마 의사는 파업에 동참하지 않고 있어 외래환자 수는 일평균 1500명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수술은 응급 및 예약 환자 이외에는 상당수 줄었다"고 전했다.
그는 "병동을 운영하려면 간호사가 3교대로 투입돼야 하는데 간호사 다수가 파업에 참여하면서 병동이 비었다"고 덧붙였다.
대전 을지대병원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을지대병원 관계자는 "약 처방을 받으러 찾는 재진환자 이외 초진환자는 찾아보기 어려운 상태"라면서 "장기화되면서 더 상황이 악화될까 우려스럽다"고 전했다.
문제는 파업이 한달 째를 향해 가고 있지만 노사간에 좀처럼 대화의 물꼬가 트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을지대병원 노조 관계자는 "계속해서 교섭을 제안하고 있지만 병원 측은 이렇다할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노동위원회에서도 계속 조정에 나서고 있지만 매번 결렬돼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적극적으로 교섭에 임해도 부족한 상황에서 최근 이사장이 사임, 무책임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처럼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환자가 인근 병원으로 이동하면서 주변 병원들이 때 아닌 특수를 누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을지병원 인근 모 대학병원 교수는 "을지병원 파업 이후 환자 수가 급격히 증가했다"면서 "외래 이외에도 수술 환자 수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교수는 "파업으로 의사 이외 간호사 등 의료인력이 상당수 빠지면서 수술, 입원이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의료진 입장에선 답답한 상황일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