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진료비 개편 영향일까, 의료환경 변화에 따른 영향일까.
4일 메디칼타임즈가 통계청 요양기관 현황 자료 중 2011년도부터 2018년 1사분기까지 종별 병상 수 현황을 파악한 결과, 병원급 의료기관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2011년도 이후 단 한번의 정체기도 없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요양병원과 대비되면서 의료환경의 지각변동이 시작된 것.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최근 7년간 종합병원 병상 수는 자연증가분 수준으로 큰 변동없이 유지되는 경향을 보이는 가운데 병원과 요양병원은 큰 변화를 겪고 있다.
2011년 4사분기 병원급 의료기관의 병상 수는 19만 1255개에서 2016년 4사분기까지 19만 병상을 유지했지만, 2017년도 1사분기 17만병상으로 급감한 이후 2018년도 1사분기 16만8000병상까지 감소하면서 맥을 못추고 있다.
반면 요양병원은 2011년도 13만병상에서 매년 약 2만병상 이상씩 증가해 2018년도 1사분기 29만3000병상을 기록하는 등 가파르게 늘고 있다.
한편, 종합병원은 2011년도 9만5000병상에서 미세하게 증가하면서 2018년도 10만5000병상으로 현상유지를 하고 있다.
이처럼 종합병원은 소폭, 요양병원은 급성장하는 사이 병원급 의료기관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병원계는 선택진료 개편에 따른 반대급부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즉, 대학병원 의료진의 선택진료 부담이 사라지면서 병원급 의료기관을 찾았던 환자들이 대학병원으로 빠진 게 아니냐는 얘기다.
수도권 100병상 미만 규모의 한 병원장은 "정부가 직접 나서 대학병원 진료비가 낮아졌다고 광고를 하는데 누가 병원으로 오겠느냐"면서 씁쓸함을 전했다.
앞서 선택진료 개편 당시 대학병원 환자쏠림에 대한 우려감이 제기된 바 있다.
그러나 병원급 의료기관이 줄어들고 있는 요인은 복합적으로 봐야 한다는 게 병원계의 설명이다.
대한병원협회 이송 정책부회장은 "중소병원은 해마다 10%씩 사라지고 있다"면서 "경영이 어려워지면서 도산위기에 처한 병원이 늘어나는 등 병원을 운영하기 힘든 환경"이라고 전했다.
이성규 대한중소병원협회 부회장 또한 "중소병원 중에서도 100~150병상 규모의 병원은 상당히 열악하다"면서 "여기에 병원급 의료기관에 불리한 정부의 의료정책까지 실시하면서 더욱 힘들어졌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결국 병원급 의료기관의 병상 수 감소는 병원의 경영난에 기인한 것. 주목할 부분은 왜 병원만 유독 쪼그라들었는가 하는 점이다.
지방의 모 중소병원 관계자는 "병원 병상 수가 감소한 원인은 다양하고 복합적"이라면서도 "특히 2017년도 한해에만 3만여 병상이 감소한 데에는 나름의 원인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존 병원급 의료기관이 요양병원으로 전환하거나 문을 닫는 곳이 늘었기 때문이라고 봤다.
그는 "요양병원이 늘어나면서 급성기 병원의 역할을 일부 대체한 것도 원인 중 하나"라면서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자연스럽게 요양병원은 늘고 그 영향으로 병원은 감소했을 수도 있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