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삼성메디슨은 이달 25일부터 30일까지 미국 시카고에서 열리는 ‘제104회 북미영상의학회’(Radiological Society of North America·RSNA 2018)에 참가해 초음파진단기, 디지털 X-ray, CT, MRI 등 영상진단기기 전 제품군을 공개하고 삼성만의 독자적인 인공지능(AI) 진단보조기능들을 대거 선보였다.
AI 기반 진단기기는 인구 천명당 의사수가 상대적으로 적은 개발도상국 병원 또는 의료진을 지원하고 진단이 까다로운 병변 오진율을 줄이기 위해 그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삼성은 이 같은 의료 환경을 감안해 제품군별로 활용도가 높은 기능을 중심으로 AI 기술을 적극적으로 적용하고 있으며 이번 행사에서 학계 전문가들이 AI 기반 진단보조기능들을 집중적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영상의학과용 프리미엄 초음파진단기를 내세운 ‘초음파존’에서는 AI 기술을 적용해 유방 초음파 이미지에서 선택된 병변 특성을 분석해 주는 ‘에스 디텍트 포 브레스트’(S-Detect for Breast) 기능을 부각해 전시했다.
이 기능은 약 1만개 초음파 진단사례로 구성된 빅데이터를 학습해 병변 유무 판단을 도와주고 그 특성을 분석해 표준화된 형태의 진단보고서를 제공함으로써 비숙련 의료진의 유방암 진단 정확도를 향상시킨다.
이탈리아 영상의학 전문가 토마소 빈센조 바르토로타(Tommaso Vincenzo Bartolotta) 교수가 올해 발표한 한 논문에 따르면 10년차 이상 전문의들의 경우 에스 디텍트 포 브레스트 기능을 사용하면 진단 정확도가 1을 만점으로 환산할 때 0.93에서 0.95로, 4년차 정도의 경우 0.83에서 0.87까지 향상돼 숙련된 의료진이 부족한 병원에서 이 기능이 특히 유용하다는 것이 입증됐다.
‘엑스레이존’에서는 영상처리 시 AI 기법을 적용한 기능들을 선보였다.
흉부 X-ray 영상에서 갈비뼈 부분을 제거해 뼈에 가려진 폐 병변을 명확하게 보여주는 ‘본 서프레션(Bone Suppression)’ 기능과 선명한 영상을 위해 사용하는 보조 부품인 그리드 없이 방사선량을 한 단계 낮추면서도 유사 수준의 영상 품질을 제공하는 ‘심그리드’(SimGrid)가 대표적이다.
서울아산병원 홍길선 교수가 2017년 북미영상의학회에서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본 서프레션 기능은 비숙련 판독의들이 폐렴·결핵·폐전이 암 등 까다로운 폐 병변들을 판독하는데 도움을 준다.
현재 FDA에서 심사 중인 폐결절 진단보조기능 ‘ALND’(Auto Lung Nodule Detection)는 딥러닝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한 AI CAD(Computer Aided Detection) 솔루션으로 주목을 받았다.
삼성서울병원 정명진 교수가 올해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ALND의 3cm 이하 폐암 검출률이 92%를 기록해 이 기능을 사용하지 않고 전문의가 진단한 경우보다 평균 7% 포인트 향상됨이 밝혀졌다.
‘CT존’에는 내장 배터리가 탑재돼 폐질환 CT 검진 차량, 뇌졸중 전용 응급차량, 집중치료실, 수술실 등 다양한 장소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는 이동형 CT를 전시했으며 AI 기술을 적용해 뇌졸중 환자의 치료 의사결정을 도와주는 뇌출혈 진단보조기능이 부각됐다.
또 ‘MRI존’에서는 사지(四肢)촬영용 시제품을 선보였는데 AI 기술을 활용해 정상인과 골관절염 환자의 MRI 영상을 비교·학습하고 무릎관절의 주요 조직에 대한 분할 영상정보를 3차원으로 제공하는 진단보조기능이 탑재돼 의료진이 더 빠르고 정확하게 관절연골의 손상 정도를 평가하는데 도움을 준다.
삼성은 이밖에 각 제품군별 진단기기 전시 외에 ‘AI존’을 별도로 마련해 학회 참가자들이 제품군별로 탑재돼 있는 AI 기반 진단보조기능 들을 다양하게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전동수 삼성전자 의료기기사업부장 겸 삼성메디슨 대표이사 사장은 “기존 영상진단기기에 적용한 삼성의 AI 기반 진단보조기능들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 기쁘다”며 “앞으로도 종합 영상 진단기기업체로서 병원과 의료진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더 발전된 AI 기술로 진단 정확도를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