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의료계의 장기적인 침체전망에 따라 중국 의료시장으로 진출하는 병원들이 줄을 잇고 있지만 정작 개원가는 현지 시장에 대한 관심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피부과개원의협의회 이주봉 회장은 “피부과 개원의들이 중국 진출에 나선다는 소리를 듣지 못했다”며 “아직까지는 해외 진출의 성공사례도 없고 분위기 조성이 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또 강남 압구정의 한 성형외과 개원의는 “환자수 격감으로 갈수록 운영이 힘들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해외로 건너가는 것은 고려해 보지 않았다”며 “중국도 아직까지는 제도적 완화조처가 부족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 미용성형분야의 병원들이 중국으로 진입해 들어가는 것과는 달리 개별 의사들의 진입은 수월치 않다는 개원가의 입장을 드러낸 것.
실제로 중국은 합자병원 형태로만 국내 병원의 진출이 가능하며, 특정 진료과목의 전문의 개원은 불가능한 것이 현실이다. 현지 일부 합자병원 가운데는 성형외과나 치과를 따로 떼어 임대를 제안하는 사례도 있지만 수입에 대한 우려 때문에 실제 계약은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최근 중국 산동성 연태시에 중한합자의료법인을 설립하고 국내 의료진 유치에 활발하게 나서고 있는 H모 병원 역시 개원가의 이러한 분위기에 짐짓 당황한 기색이다.
이 병원 관계자는 “2년여의 준비 끝에 중국정부의 비준과 계약을 완료하고 올 9월에 개원을 예정하고 있으나 막상 의료진 확보가 쉽지 않다”며 “현지 시장에 대한 정보가 잘 알려지지 않은 것이 가장 큰 이유인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또 “연태시는 현재 의료기술이 낙후되어 있고 외국인이 경영하는 병원이 하나도 없어 성공가능성이 높지만 상담을 해오는 의사들이 제시하는 급여나 생활조건이 다소 까다로운 것이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중국 진출을 모색하고 있는 병원 관계자들은 “해당 지역의 의료수요는 사실 예측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 개별 의원이 봉직의 형태로 들어가기에는 위험부담이 큰 것이 사실”이라며 조심스런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