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등 대기업이 카드사의 일방적인 카드수수료 인상에 반발하며 계약해지를 통보한 가운데 상급종합병원도 최근 거듭된 카드 수수료율 인상으로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7일 대학병원 재무담당자협의회 등 병원계에 따르면 3월 1일자로 신용카드 수수료율을 인상하면서 병원 경영진들은 거듭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카드사의 수수료 인상은 지난 2012년 12월 금융위원회가 여신전문금융업감독규정 일부개정으로 0.5% 인상한 것부터 시작됐다. 이후 지난해 밴사(VAN, 카드단말기 업체)수수료 체계 개편으로 0.2% 인상에 이어 4개월만인 지난 3월 1일부터 추가로 0.1% 또 인상했다.
메르스 등 국가 재난상황에서 의료기관은 공공재 역할을 하고 있음에도 백화점 등과 동일한 수수료율을 적용하는 것은 모순이 있다는 게 병원계 주장.
적어도 의료기관의 사회적 역할을 감안해 수수료율을 낮춰야 한다고 보고 있다.
최근 대학병원 재무담당자협의회가 파악한 소위 빅5로 칭하는 5개 대형 상급종합병원에서 지난 2012년 대비 추가로 소요된 카드수수료 재정 규모는 약 192억원에 달한다.
카드사가 서울대병원 등 빅5병원에 지난 2012년부터 2019년 3월 현재까지 약 7년간 인상한 카드 수수료율은 0.55~0.68%수준으로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28억~60억원에 달한다.
가톨릭대병원(8개 산하병원 포함)이 지난 7년간 추가로 지불한 수수료율을 금액으로 따지면 60억에 이른다. 서울아산병원은 단일병원임에도 수수료율 인상에 따라 57억원의 추가 비용을 지불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삼성서울병원 등 대학병원도 지난 20억원 이상의 수수료 비용을 추가로 부담한 것으로 나타났다.
빅5병원 한 재무담당자는 "빅5병원의 경우 수수료율이 0.1%만 인상되더라도 연 5억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며 "예상치 못한 추가 비용이라는 점에서 병원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타격이 크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학병원 재무담당자협의회 관계자는 "수수료율 인상분만 따지면 190억의 비용이 발생한 것으로 보이지만 사실 수수료율 인상분 이외 기존의 수수료를 포함해 계산하면 빅5병원이 최근 6년간 지불한 카드수수료는 약 1000억원에 달한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병원 규모가 큰 만큼 수수료 비용도 높아질 수 밖에 없는 것은 당연하지만 적어도 백화점 등과 카드수수료를 동일시해서 적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며 "개선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