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애보트 정유석 대표이사가 지난 8일 사임한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한국애보트는 최근 언론을 통해 의료기기 거래에 관한 공정거래규약을 어기고 일부 심혈관 전문의를 대상으로 해외학술대회·교육훈련 지원을 빙자한 관광접대 등 불법·편법행위 의혹이 보도돼 곤욕을 치렀다.
또 지난 1월에는 관련 혐의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강도 높은 조사도 받았다.
의료기기업계에서는 일련의 언론 보도와 공정위 조사 책임을 물어 정유석 대표의 ‘문책성 해임’이 이뤄진 게 아니겠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업계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사임은 애보트 본사 결정이 아닌 정 대표의 자발적 선택에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정 대표 한 지인은 “정유석 대표가 지난 8일부로 한국애보트 대표를 사임했다”고 말했다.
이어 “사임 배경에 대해 추측성 말이 나오고 있지만 언론 보도와 공정위 조사와는 전혀 무관한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이번에 문제가 된 것은 한국애보트 사업부문 중 하나인 심혈관사업부와 관련된 일”이라며 “애보트 본사가 한국애보트 서류상 법인대표인 정 대표에게 책임을 물어 해임한 건 아니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유석 대표는 오랜 시간 한국뿐만 아니라 홍콩 대만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들을 총괄하는 막중한 업무로 인해 재충전을 위한 휴식이 필요했다”며 “이미 오래 전부터 대표이사 사임을 고려해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정 대표가 한 SNS 커뮤니티에 직접 올린 글은 이 같은 정황을 뒷받침한다.
그는 지난 3일 게재한 글에서 “지난 28년을 너무 쉼 없이 달려오며 건강에 걱정이 슬슬 생길 정도의 업무강도에 나만의 재충전 시간이 정말 필요하다는 생각과 가족들의 충고에 일단 15년간 애보트에서의 삶을 쉬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주 금요일(3월 8일) cut off 하는 걸로 최종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해당 글을 살펴보면 애보트 미국본사는 대표 사임 의사를 밝힌 정 대표에게 3개월 안식년 후 복귀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하지만 정 대표는 “일단은 퇴사하고 3월 중순부터 5월 초까지 가족이 있는 해외에서 처음으로 이메일 없는 휴식을 취하고자 한다”고 밝혀 본사 제안을 유보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메디칼타임즈는 정 대표에게 보다 자세한 내용을 듣기 위해 전화를 했지만 통화가 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