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 규정 프로그램 일환 의사들 여론조사 수집과정서 벌어져
"의료진들에게 우려와 불편을 끼쳐 죄송스럽다" 사과
박상준 기자
기사입력: 2019-04-03 06: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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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MSD가 지난해 중순 제품설명회를 여는 과정에서 의사들의 여론을 수집한 것을 놓고 개인적 정보 수집 논란에 휩싸였다.
정보수집의 명분은 CP 준수를 감시하기 위해 도입한 외부모니터링 프로그램(Self-assurance) 차원으로 진행한 것. 전반적으로 행사 규정을 잘 지키는지 확인하고 의사들에게 정보 만족도나 정보 전달 피드백을 수집하기 위한 목적이 있다.
따라서 수집하더라도 제약사 직원들과 의사간 업무와 관련해 내용만 담아야 하지만 일부 업무와 관련이 없는 내용까지 포함됐던 것이 알려지면서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녹취도 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사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대화 기록 행위를 의사들이 몰랐다는 점이다. 소식이 알려지자 의사들은 분개하고 있다. 소식을 접한 한 개원의는 "있을 수가 없는 일"이라고 분개하면서 "자체 CP 규정을 조사하는 방식이 완전 잘못된 것"이라고 분개했다.
또 다른 한 개원가 원장은 "사적 대화 내용을 어디에 쓰기 위해서 기록을 한 것인지 의도를 알수 없지만, 이번 행위는 제약사와 의사사회의 신뢰를 깨는 행위"라고 규정했다.
개원내과의사회 김종웅 회장은 "상식적으로 들을 내용과 보고할 내용이 따로 있는 것이다. 아무리 CP 규정이 있다고 하더라도 걸러야 할 것은 알아서 걸렀어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회원 중에 대상자가 있다면 상당히 불쾌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렇게 된다면 경고를 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법조계에서는 인격침해 및 사생활 위반 소지가 될 수 있다는 판단도 내리고 있다. 논란이 확산되자 한국MSD 측은 부랴부랴 진화에 나서는 모습이다.
한국MSD는 2일 해명문을 통해 우선 회사측은 정보 수집과정에서 녹음(녹취)는 없었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외주 직원이 정황을 기록하는 과정에서 의료진의 발언 내용 일부가 포함될 수 있으나 개인정보는 포함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또한 투명하고 윤리적인 방식으로 제품 설명회를 하고자 시작된 내부 프로그램으로 인해, 의료진들에게 우려와 불편을 끼친 부분에 대해서는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이어 의료진의 불편 없이 CP 프로그램이 한국 실정에 맞게 자리잡을 수 있도록 검토하고 있다고 개선의지도 피력했다.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한 제약사 관계자는 "외부 인력을 이용하는 만큼 좀 더 교육에 신경써야 했다"면서 "대화를 통해 얻는 자료 수집이라는 것 자체가 경계가 모호하기 때문에 보는 사람에 따라 사적 정보로 오해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