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대휘·신정호 고대의대 교수 가이드라인 정리
|60세 이전은 적극치료, 이후에는 개별화 필요
최선 기자
기사입력: 2019-04-06 06: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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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심혈관질환, 암발생 등 부작용이 대두된 폐경호르몬요법(menopausal hormone therapy, MHT)이 장기 추적 연구가 나오면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2014년 북미 폐경학회는 호르몬 요법의 장기 사용을 피할 것을 권했지만, 여러 임상의 메타분석 결과, 폐경 초기 에스트로겐 단독요법은 득이 크다는 설이 주목받으면서 가이드라인 재정립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호르몬요법, 개인별 차이·자궁 유무 고려해야
권대휘·신정호 고대의대 구로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폐경 후 여성의 호르몬요법 최신 치료 가이드라인'을 통해 약제 선택 시 고려사항과 치료기간, 질환별 치료 등을 정리해 대한의사협회지 3월호에 기고했다.
분석에 따르면, 60세 이전 호르몬치료 군의 사망률이 낮게 나온 만큼, 60세 이전에는 적극적으로 치료를 시작하고 유지하는 것의 효용이 컸다.
연구진은 "60세 이후에는 개인의 상황에 따른 치료 개별화가 필요하다"며 "혈관운동계 증상 등이 사라진 경우 등에는 각 개인의 위험과 이득, 증상 정도를 따져 폐경호르몬치료를 중단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따라서 문진 시에는 에스트로겐 감수성이 높은 암과 골 손실, 순환기질환, 뇌졸중, 정맥혈전색전증의 발생 여부에 대한 확인이 필수적이라는 뜻. 이를 바탕으로 치료 시작 전 적절한 호르몬제의 종류와 용량, 약의 구성 등을 고려해야 한다.
호르몬요법은 크게 자궁의 유무에 따라 단독, 병용요법이 나뉜다.
자궁이 있는 경우 적절한 용량 및 기간의 프로게스테론의 추가적 사용이나 에스트로겐과 바제독시펜의 혼합사용이 요구된다. 프로게스테론 용법은 낮은 용량의 에스트로겐 질정 사용 환자에게 권유되지 않으나 질 출혈 등의 증상이 보일 경우 자궁내막 검사 후 제한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
또 자궁절제술을 시행 받은 여성의 경우 에스트로겐 단독요법이 권장된다. 그러나 자궁내막증이나 자궁내막증식증의 과거력이 있는 경우에는 에스트로겐-프로게스테론 병합요법을 쓰기도 하며 대사증후군, 췌장염, 지방간의 위험성이 있다면 호르몬 제제의 감량이나 경피적 투여로의 전환 등이 적절하다.
"혼합제제 치료시 유방암 발생 위험 고려해야"
45세 이전 자연적으로 발생한 조기 폐경이나 수술로 인한 난소 기능 정지(조기난소부전)이 발생하면 에스트로겐 감소로 인해 심혈관질환, 골다공증, 정동장애, 성기능 감소, 비뇨생식기증후군, 인지기능저하가 발생할 수 있다.
초기부터 난소 기능이 빠르게 소실된 경우 기타 질환의 동반을 막기 위해 최소한 평균 폐경 연령인 52세까지의 치료가 권유된다는 것이 연구진의 판단.
교수팀은 "에스트로겐-프로게스토젠 혼합제제의 치료기간 결정은 잠재적인 유방암 발생 위험을 고려해야 한다"며 "Women's Health Initiative(WHI) 연구에서 해당약제의 3년간 투약의 결과에서 1,000명당 1건 미만의 위험이 보고됐다"고 조언했다.
이어 "하지만 기타 다른 연구에서는 결과가 일관되지 않아 투여 시 주기적인 검사가 필요하다"며 "일부 연구는 장기간 에스트로겐 단독요법 시 유방암 위험 증가를 보고했으나 WHI 등의 연구는 유방암의 발생빈도를 낮췄다"고 밝혔다.
"골다골증 호르몬 치료, 60세 이하만 적절"
보통 호르몬요법은 폐경과 관련된 골소실을 예방하며, 저위험 군에서도 척추골, 대퇴골을 포함한 골다공증 관련 골절의 빈도를 감소시킨다. 다만 나이에 따른 치료 접근법이 나뉜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교수팀은 "호르몬요법은 골절위험이 증가된, 특히 60세 이하의 폐경여성에서 적절한 일차 치료제"라며 "다만 60세 이후의 여성에서는 골절 예방목적만으로 호르몬요법을 시작하는 것은 권장하지 않는다"고 제시했다.
연구진은 "질위축은 전신 치료로 호전될 수 있으나 외음부 단일 증상만 발생했을 경우 국소적인 에스트로겐 용법이 권장되고 프로게스토젠 병합투여는 필요 없다"며 "국소적 에스트로겐 용법으로 질 출혈이 발생한다면 자궁내막 검사가 필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과운동성방광증 등 비뇨기증상 발생 시에는 호르몬 투여 후 4-6주가량 이후에 효과가 나타날 수 있으나 우선적으로 방광훈련법과 생활습관 교정, 국소 에스트로겐요법과 항무스카린 약물 사용을 권했다.
임상적 근거 미약에도 불구하고 우울증에 대한 폐경호르몬요법의 시작과 중단은 주의가 필요하다. 기분장애와 행동에 긍정적일 수 있지만 현재까지 우울증에 대한 임상적 근거는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밖에 혈관운동계 증상의 경우 저용량 호르몬요법 만으로도 혈관운동증상을 효과적으로 완화시킬 수 있지만 부족한 경우 표준용량의 치료가 필요하다고 교수팀은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