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공학'(Biomedical Engineering)은 인공지능(AI)·빅데이터 등 첨단 융·복합기술로 구현되는 4차 산업혁명시대에 주목받는 학문이다.
이 때문에 미래유망직종을 꼽을 때마다 빠지지 않는 직종이 바로 ‘의공사’다. 실제로 최근 병원 내에서도 4차 산업혁명시대가 부각되면서 의공사의 역할이 확대돼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메디칼타임즈는 최근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조원형 의공학팀장(사진)을 만나 '의료기기 안전관리자'로서의 의공학사의 역할을 살펴보고, 전환기를 맞고 있는 직종의 미래 방향성을 들어봤다.
장비경쟁 시대로 접어든 병원서 '안전'을 외치다
최근 빅5 병원을 필두로 국내 대형병원들은 치열한 경쟁사회 속에서의 환자를 잡기 위해 앞 다퉈 수백억을 넘나드는 의료장비를 도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 가운데 의공사는 장비 도입 전 의료기기 사양 검토부터 최종 수명을 다해 폐기하기까지 전 과정에 걸쳐 예방점검은 물론 품질까지 책임지는 파수꾼 같은 존재다. 서울성모병원에서 의공사로 27년째 근무 중인 조진형 팀장 역시 환자들이 안전하게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의료장비의 관리서부터 지원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조원형 팀장이 꼽은 병원 내 의공사의 주요 임무는 크게 세 가지.
의료장비의 사전 조사와 예방점검, 교육을 꼽을 수 있다.
"처음 병원에서 의료장비 도입 여부를 고민할 때 해당 장비에 대한 사양을 비교‧분석하고, 도입된 장비를 예방‧관리하는 것이 가장 큰 업무에요. 의사나 간호사의 의료행위도 중요하지만 장비 경쟁 시대 속에서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는 의료장비 도입을 결정하는 중요한 부분을 책임지고 있어요."
여기에 서울성모병원 의공학팀이 내세우고 싶은 또 한 가지가 있다.
바로 의공학 해외자격 수료인데, 사무실 내 이를 자랑하기위해 독일 등 주요 해외 선진국에서 받은 수료증을 일일이 액자에 넣어 걸어놓았다고.
"저희는 의료장비를 도입하면 개발한 나라나 회사로 가서 직접 교육을 듣고 있어요. 병원에서 교육비가 산정된 측면도 있지만 이제는 환자 안전 측면에서 체계적인 의료장비 교육은 이제는 필수에요. 무조건 간다고 수료증을 받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의공학팀 입장에서도 큰 자랑거리라고 생각해요."
"경계 허물어지는 의공학, 전문가 역할 확립해야"
최근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해 인공지능(AI)·빅데이터·IoT 등 융·복합 첨단 의료기기가 '미래 먹거리'로 꼽히고 있다.
의공사 입장에서는 최근 '왓슨 포 온콜로지(Watson for Oncology‧이하 왓슨)'로 대표되는 병원 내 인공지능 활용을 두고서도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고 있는 상황.
실제로 최근 병원 내에서 볼 때 의공학과 전산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는 것이 조원형 팀장의 생각이다.
"최근 병원 내 인공지능 도입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데 의공사 입장에서 전문가 역할을 어떻게 확립할 것인지가 큰 숙제에요. 인공지능이나 수술용 로봇은 로봇이나 기기가 네트워크와 접목됐다고 볼 수 있는데 직종 면에서 바라본다면 의공사와 전산 전문가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것이죠."
이 때문에 조원형 팀장은 4차 산업혁명시대의 의공사가 전문가로서의 역할 확립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한다.
"제가 의공사로서 처음 병원에 근무할 당시에는 지금처럼 의공학과가 없었고 대부분 전기나 전자를 전공한 인력이 맡아왔던 부분이에요. 하지만 이제는 의공학과가 생기면서 의료까지 접목된 전문적인 학습이 이뤄지고 있는데 의공사를 꿈꾸는 친구들이 역할 설정을 제대로 해야 해요. 과학의 발전에 따라 개발되는 장비는 항상 군사 분야에 이어 의료 분야에 도입된다고 하는데, 의공사의 역할을 확립할 때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