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신장학회, 신장병 치료제 최신 개발 동향 공유
심부전 사망 증가로 중단...임상과정서 오류 찾아
최선 기자
기사입력: 2019-05-24 06: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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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또는 사망이 유의하게 증가해 2012년 임상이 조기 종료된 신장 치료제 메칠 바독솔론 성분의 새로운 가능성이 재기되고 있다.
사후 분석을 통해 심부전 입원 이력 환자가 등록되는 등 위험 요인이 밝혀져, 이런 위험 요소를 제거한 최근 임상에서 '신장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이 속속 밝혀지고 있기 때문이다.
23일 대한신장학회는 서울드래곤시티에서 국제학술대회(KSN 2019)를 개최하고 신장병과 관련된 연구와 최신 연구와 신약 개발 동향을 공유했다.
이날 세션에는 체내 미생물을 활용한 신장 치료부터 유전자를 통한 당뇨병성 신경병증 치료, 항산화와 항염 효과로 사구체여과율을 개선하는 메칠 바독솔론 성분까지 다양한 후보물질이 소개됐다.
일본의 쿄와하코기린 야마와키 겐고는 신장을 위한 항산화 및 항염증제로서의 메칠 바독솔론의 기전 및 임상 결과를 소개했다.
바독솔론은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또는 사망이 유의하게 증가해 2012년 임상이 조기 종료됐지만 사후 분석을 통해 심부전 입원 이력 환자가 등록되는 등 임상 설계의 오류가 지적된 바 있다.
이런 위험 요소를 제거한 최근 임상에서 '신장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겐고는 "만성신장질환으로의 진행에 있어 상세한 메커니즘은 완전하지 않지만 염증과 산화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며 "이에 신장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항산화 제제의 여러 임상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유전자 변형 동물을 이용한 Nrf2 인자와 신장 질환의 연관성에 대한 많은 보고서가 있다"며 "바독솔론 성분은 Nrf2 활성화제로 설치류 모델에서 신장 손상을 감소시켜 신장 질환의 치료 가능성을 나타낸다"고 덧붙였다.
Nrf2는 체내 항산화 작용에 관여한다. Nrf2 활성화는 세포내의 항산화인자의 증가 및 염증의 신호경로를 억제해 만성신장질환의 진행을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바독솔론 2상 임상 연구(BEAM 연구)를 보면 당뇨병성 신장 질환 (DKD) 환자 227 명이 52 주간의 투여를 통해 eGFR의 증가가 관찰되고 지속됐다(eGFR, mean±SD [ mL/min/1.73m²] = 5.8±1.8 [25mg], 10.5±1.8[75mg] 및 9.3±1.9[150mg]).
겐고는 "2185명의 DKD 환자를 등록한 후속 임상 3상이 조기에 종료되었지만, 사후 분석을 통해 심부전 입원 이력 환자가 등록되는 등 위험 요인을 밝혀냈다"며 위험 요인을 가진 환자를 제외한 최근 동향을 소개했다.
그는 "혈액으로부터 이눌린을 제거하는 콩팥의 효율을 살피는 TSUBAKI 연구에서 바독솔론은 신장 기능 개선 효과를 나타냈다"며 "플라시보 그룹에서 GFR는 −0.69 mL/min/1.73m²였지만 바독솔론에서는 +5.95 mL/min/1.73m²를 나타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현재 일본에서 3상(AYAME 연구)이 시작됐고 알포트 증후군에 대한 2/3상(CARDINAL 연구)이 전세계적으로 진행돼 왔다"며 "상염색체 우성 다낭성 신종과 같은 희귀 신장질환에 대한 또 다른 2상(PHOENIX 연구)가 미국에서 완료됐다"고 설명했다.
신장 치료제의 미래는? "미생물로 치료한다"
한편 장내 미생물이 인체와 상호작용을 통해 면역계와 신경계뿐 아니라 다양한 질환 발생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미생물의 활용 가능성이 확대되고 있다.
특히 미생물의 대사물이 혈관을 통해 순환하며 신장의 면역 대사를 조절한다는 기능이 확인되면서 신장 질환 치료제로의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다.
고광표 고바이오랩 대표는 미생물 치료를 통한 신장 질환 조절 가능성을 발표했다.
고 대표는 "장내 미생물은 인간 생리를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한다"며 "최근의 여러 연구에 따르면 소화관의 미생물총은 뇌와 장, 간과 같은 기관에도 면역 반응을 조절해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그는 "장내 마이크로바이옴과 신장 사이의 관련성에 대한 몇 가지 연구가 있지만 마이크로바이옴의 효과와 근본적인 메커니즘이 아직 확실치는 않다"며 "다만 소화관 미생물에 의해 생성된 대사 산물이 혈관을 통해 순환하며 신장에서 면역 대사를 조절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은 인체에 서식하는 미생물과 생태계를 합친 말이다. 마이크로바이옴은 인체 세포 수보다 두 배 이상 많고 유전자 수는 100배 이상 많아 유익균과 유해균이 신체 및 질병의 발병, 치료에 작용하는 기전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고 대표는 "예를 들어 내장의 미생물총은 TMA(트리메틸아민), 인돌 및 p-크레졸을 TMAO(트리메틸아민 N-옥사이드), 인돌 설페이트, p-크레실 설페이트로 전환시킬 수 있다"며 "이 미생물 유래 대사 물질은 신장 염증 반응을 유발할 수 있으며 신장 독소로 작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요독소 중 하나인 인돌 설페이트와 그 전단계인 인돌 등은 체내 축적시 신부전 상태를 초래한다. 미생물총이 신장 염증 물질의 생산 및 전환에 관여한다는 점에서 신장 염증에 밀접한 관련성을 가진다고 해석할 수 있다.
고 대표는 "미생물의 대사 산물이 장 면역 세포, 특히 Th17 반응을 조절할 수 있다"며 "대사 산물에 의해 활성화 된 면역 세포는 신장에 모여 염증에 관여해 신병증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따라서 미생물 치료제는 신장 건강을 개선하기 위한 새로운 약물로서 잠재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