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개 의료원 체제에서 단일 의료원 산하 7개 병원 형태로 변모한 경희대의료원이 제3병원 설립을 통해 1조원 클럽 가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의대, 치대, 한방병원을 한번에 설립하는 경희대의료원의 특성상 총 10개 병원 체제를 통해 흔히 말하는 빅5병원 등 대형병원과 규모의 싸움을 벌이고자 하는 의도로 풀이된다.
학교법인 경희학원과 경희대의료원은 이사회 등을 통해 제3병원 건립을 위한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경희대의료원 김기택 의료원장은 28일 "의료의 질 적인 측면에서는 경희대의료원이 대형병원에 견줘 결코 밀리지 않지만 문제는 바로 규모"라며 "이미 규모의 싸움이 되버린 병원산업에서 경희대의료원이 다소 늦었던 것이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이를 극복할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 학교법인 차원에서 제3병원에 대한 대대적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며 "단순히 의료원 사업이 아니라 법인 차원에서 검토되는 프로젝트인 만큼 빠르게 속도가 붙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앞서 경희대의료원은 이미 2005년 경희대 국제캠퍼스 조성과 함께 제3병원 설립을 심도있게 고민했던 것이 사실이다.
강동경희대병원의 전신인 동서신의학병원과 같이 의대, 치대, 한방병원이 공존하는 의료원 형태의 제3병원을 국제캠퍼스 부지 내에 설립해 수도권 환자 유입을 노리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대형병원 쏠림 현상이 더욱 가속화되고 전국구 병원 형태로 변화하며 서울권 대학병원들이 큰 타격을 입으면서 사업은 기약없이 표류된 것이 사실이다.
또한 평화의전당 등 경희대학교 차원에서 이뤄지는 대규모 건설 사업에 자금이 집중되면서 제3병원에 투자할 만한 여력이 부족했던 이유도 있었다.
하지만 경희대 차원에서의 사업들이 대부분 마무리가 되고 보건의료계열 학과와 경희대의료원이 가지는 상징성이 부각되면서 다시 한번 제3병원 설립안이 테이블 위로 꺼내진 셈이다.
이에 따라 경희학원과 경희대의료원은 다양한 병원 설립안을 두고 원점에서 다시 한번 사업을 검토중인 상황이다.
이미 대학병원을 필요로 하는 전국의 지방자치단체들이 유치를 위한 조건을 내걸고 있는데다 국제캠퍼스 내에 병원 부지도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김기택 의료원장은 "일부 지자체에서 경희대의료원을 유치하기 위해 파격적 조건을 내걸어 온 상태"라며 "국제캠퍼스 부지도 여전히 살아있다는 점에서 원점에서 다각도로 검토를 진행중에 있다"고 귀띔했다.
만약 제3병원이 당초 안과 유사하게 의대, 치대, 한방병원 형태의 경희대의료원의 특성을 살릴 경우 의료원은 1조 클럽에 들어가는 위용을 갖추게 된다.
이미 의료원 체제 개편으로 7개 병원 체제를 운영중이라는 점에서 10개 산하 병원을 거느린 국내 최대 규모의 의료원이 되는 이유다.
또한 현재 경희의료원과 강동경희대병원의 매출이 3000억원에서 3500억원을 넘어섰다는 점에서 제3병원이 안정적으로 3000억원대 매출을 올리게 된다면 1조원 클럽이 무리는 아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1조원대 매출을 기록중인 곳은 8개 병원을 거느린 가톨릭중앙의료원과 서울아산병원, 삼성의료원, 분당, 보라매병원을 포함한 서울대병원, 강남, 연세암병원이 포함된 연세의료원이 유일하다.
경희대의료원 입장에서는 제3병원 설립과 10개 병원 체제가 개막되면 순식간에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위치에 선다는 것을 의미한다.
김기택 의료원장은 "이미 경희와 강동 두 기관 통합을 통해 규모의 경제와 업무 효율성의 기반은 갖춘 상태"라며 "여기에 제3병원이 더해진다면 진료와 연구, 경영적 측면에서 국내 최고 수준으로 발돋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경희의료원은 그 태생부터 아시아 최대 병원으로 설립돼 독보적인 존재로 자리매김했던 과거가 있다"며 "다시 한번 대한민국 의료기관의 대표 브랜드로 우뚝 설 기회가 마련되고 있다"고 밝혔다.